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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핵은 핵으로만 억제"…전술핵·핵공유 공론화 시동(종합)

등록 2023.03.28 18:50:06수정 2023.03.28 18: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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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고조 속 尹 내달 국빈 방미

여 "핵실험시 핵공유 고려해야"

"한반도 비핵화, 허무맹랑 주장"

'핵무장'도 언급…비현실 지적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3.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용 전술핵탄두 공개 등 한반도 긴장 고조 속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여당은 현행 미국 확장억제를 넘어서는 전술핵 재배치 내지 핵공유론을 꺼내들었다.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최근 크게 높아진 점도 내세우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공식 회의에서 "핵은 핵으로만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전당대회 초기 국면,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자 당권 주자들은 전술핵 재배치에서 독자 핵무장에 이르는 강경 대응론으로 상호 경쟁했다. 다만 당시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론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었는데, 윤 대통령 방미를 앞두고 당의 공식 입장 수준으로 올라서는 모양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나토식 핵공유 방안은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는 셈이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선택지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미국 핵심 전략무기 니미츠함을 포함한 미국 제11항모강습단이 오늘(28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다"며 "핵추진 니미츠함의 방한은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진 거라고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그 이상의 단계를 언급했다. 확장억제 강화와 함께, 한국 내 핵무기 확보 필요성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독자 핵무장을 말하지는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전술핵 재배치에 이어 나토식 핵공유 방안도 논의된다고 한다"며 "나토식 핵공유는 북한 핵 보유를 인정하는 셈이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이 방안도 강력한 선택지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한미 양국 정부는 보다 진일보한 북핵 대응 방침을 확정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서 확장된 확실한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라"고 요청했다.

오랫동안 한국내 핵무기 필요성을 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2017년 대선 때 전술핵 재배치나 나토식 핵공유만이 살 길이라고 내가 주장했는데, 그 때 나더러 극우라고 매도했던 사람들 다 어디 갔나. 아직까지 한반도 비핵화라는 허무맹랑한 주장만 늘어놓는 사람들 어디 갔나"라고 적었다.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공개한 사진에 북한군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2023.03.28.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공개한 사진에 북한군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2023.03.28.


홍 시장은 그러면서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몽상에 젖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 주범은 양산에서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며 "5000만 국민은 북핵 공포에 떨고 있는 지금 상황을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나"라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

비주류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미국이 확장억제를 하면서 항공모함 보내고 전략폭격기, 스텔스기 보내는 건 왔다 가면 그만이니까 확장억제는 못 믿겠다', 그러니까 나토식 핵공유든 전술핵 재배치든 안보와 경제에서 우리가 미국한테 얻어올 게 굉장히 많다"고 한미정상회담에서 핵 보장 단계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은 27일 페이스북에 "나토식 핵공유 전략을 포함, 전략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이동형 투발수단의 전개 빈도 확대 등 북핵 위협에 대한 대칭전략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더 나아가 자체 핵무장론 주장도 나왔다. 다만 이는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의미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군 전력 투입의 한계를 지적하며 "독자적 핵무장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핵무장을 통해 역설적으로 남북이 핵 감축으로 나아가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기현 대표도 전당대회 초기 국면에서는 "궁극적으로는 핵무장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이뤄야만 북한 도발을 막아 이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했던 강경파였다. 다만 대표 선출 뒤에는 당내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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