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천사할매' 마가렛 피사렉 수녀 선종
지난 29일 오스트리아서 심장마비
고흥군 애도문 발표·장례비용 지원
[고흥=뉴시스] 43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돌봐온 '푸른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수녀(왼쪽)과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 (사진=고흥군 제공) [email protected]
[고흥=뉴시스]맹대환 기자 =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43년 간 한센인환자를 돌보며 '소록도의 천사'로 불렸던 오스트리아 국적의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선종했다. 향년 88세.
30일 고흥군에 따르면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오스트리아 시간으로 지난 29일 오후 3시께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의대에 기증하기로 했으며, 장례 절차는 추후 가족 논의로 결정할 예정이다.
마가렛 피사렉 수녀는 폴란드 출생으로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와 함께 196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후 20대 후반의 나이에 소록도로 들어와 43년 간 한센인을 돌봤다.
한센인들은 두 수녀를 '할매'로 부르며 따랐으며, 두 간호사도 검소한 생활을 보여주며 사랑과 봉사를 실천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1월 21일 나이가 들어 더 이상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됐다는 편지를 남긴 채 소록도를 떠나 아쉬움을 남겼다.
정부는 마가렛과 마리안느 수녀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두 수녀가 살던 집을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으로 명명했으며, 고흥군은 질병과 인종을 뛰어넘는 숭고한 인류애를 계승하기 위해 2021년 '마리안느·마가렛 봉사대상'을 제정했다.
고흥군은 이날 애도문을 발표하고 장례 일정과 절차가 결정되면 비문과 조화, 빈소 등 장례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공영민 고흥군수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평생 한센인을 위해 헌신했던 마가렛의 숭고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군민 모두의 마음을 모아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