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청춘의 속절없는 사랑…'베르테르'[이예슬의 쇼믈리에]
뮤지컬 '베르테르' 리뷰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31/NISI20250131_0001760712_web.jpg?rnd=20250131171517)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르테르'의 '롯데'를 향한 사랑은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다. 마치 배를 구성하는 쇠붙이들이 자석산의 힘에 이끌려 산산히 난파하듯 거부할 수 없는 사고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베르테르'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괴테가 1774년 이 소설을 발표한 지 250년이 넘었고, 2000년 초연한 뮤지컬도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오래도록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스토리는 누구나 다 아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독일 발하임에 머물고 있는 베르테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롯데에게 한 눈에 반하지만 롯데는 이미 알베르트와 약혼한 상태였다. 베르테르는 이뤄지지 못한 사랑에 슬퍼하며 발하임을 떠나지만 롯데를 잊지 못하고 자석 같은 힘에 이끌려 되돌아온다. 결국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소설의 결말 때문에 모방 자살 시도가 잇따라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는 점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31/NISI20250131_0001760713_web.jpg?rnd=20250131171531)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몇 마디 시를 나누고 산책을 했을 뿐 친구 이상의 관계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는데 저 여자가 아니면 죽겠다고 난리를 치다가 결국 롯데의 집 거실에 진열된 권총으로 스스로의 목숨을 빼앗았다. 무미건조한 몇 줄의 글로만 사건을 요약하면 스토킹 범죄가 아닌가 싶게 섬찟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18세기에 세상에 나온 베르테르의 사랑 이야기가 현 시점에 여전히 여러 문화 장르로 변주되는 이유는 문화 향유자들의 공감대를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불완전한 청춘에게 찾아온 열렬한 사랑은 논리정연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경험으로서 아는 것이다. 이 같은 사랑은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당한 충돌과도 같은 감정이니까 말이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31/NISI20250131_0001760716_web.jpg?rnd=20250131171559)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밖에도 엄기준과 양요섭이 베르테르를, 이지혜와 류인아가 롯데에 캐스팅 됐다. 3월16일까지 공연한다.
★공연 페어링 : 독일 리슬링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1/31/NISI20250131_0001760714_web.jpg?rnd=20250131171542)
[서울=뉴시스]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모습. (사진=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대 위 만발한 노란 해바라기는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일편단심을 나타내는 듯 하다. 해바라기들은 베르테르가 총구를 들자 힘없이 스러진다.
꽃밭에 앉아 뮤지컬을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에는 대표적인 독일 와인 '리슬링'을 곁들이면 좋겠다. 서늘한 기후의 독일에서 자라는 만큼 높은 산도가 매력적이고, 당도에 따라 6가지 등급으로 나뉘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라임이나 레몬 같은 시트러스에 청사과 같은 과실, 꽃향기와 미네랄리티가 어우러져 어떤 음식과 페어링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만능 품종이다. 잘 숙성된 독일 리슬링에서는 패트롤(휘발유) 향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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