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발 고용한파에 실업난 심화…자영업자만 계속 증가
60대 구직활동 증가도 실업자 수 증가에 영향
"민간 채용 위축, 진입장벽 약한 자영업 증가"
【세종=뉴시스】이윤희 기자 = 2월 실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일자리 창출을 견인해왔던 제조업 분야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고령층의 구직활동이 증가하면서 실업난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35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3000명(2.5%) 증가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많았다. 전체 월별 통계로도 외환위기 영향권인 1999년 8월(136만4000명) 이후 최대치다.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5.0%로 2001년 2월(5.5%) 이후 가장 높았다.
통상 2월은 청년층(15~29세)의 구직활동이 늘어 실업자와 실업률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청년층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만2000명 줄었고, 청년실업률도 0.2%포인트 하락했다.
두드러진 것은 30대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다.
30대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만5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0.3%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30대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보다 7000명 줄었다.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사람은 줄었는데, 실업자만 늘어났다는 의미다.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30대 실업난이 심화되고, 전체 실업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은 고용창출 여력이 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제조업 취업자 수는 48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7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9만2000명 줄어들면서 8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줄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30대의 경우 최근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이런 분들이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고령층의 구직활동 증가가 실업난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31만3000명 늘어났고, 실업자 수와 실업률도 각각 5만4000명, 0.9%포인트 씩 증가했다.
빈 과장은 "지난달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60대 이상 실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자영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 진출이 확대되는 셈이다.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7개월 연속 증가 중이다. 2월에도 전년 동월보다 21만3000명 늘어난 55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2월의 경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만7000명 늘었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3만7000명이나 증가했다.
빈 과장은 "제조업 등의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민간 신규채용이 위축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약한 자영업 쪽에서 취업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나 연령대가 높은 경우 자영업자 중심으로 취업이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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