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답변하기 부적절한 청와대 국민청원 많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8.02.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 관련 "고충을 말씀드리자면 답변하기 부적절한 성격의 문제가 많이 올라온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에서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의 국민청원 질의응답 논란 지적에 이같이 답하며 "(정부 답변 기준인)국민청원 추천 20만건 이상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판사를 특별감찰하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지난 20일 청원 답변을 통해) '사법부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뜻인가"라고 물었다.
임 실장은 "(삼권분립으로)우리가 직접 하기 어려운 일이니 그렇게(답한 것)"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다른 의도가 없다"며 "더 그런 경우에는 더 원론적으로 답변을 잘 선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국민 청원제도를 어느 정도 다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자료를 요구했다"며 "답변 필요가 없는 것을 이런 식으로 답변하면 대법원장 입장에서 '국민 입장을 경청해야 한다'고 하면 부담스럽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보충 설명을 드리겠다. 우리가 답변하는 취지는 대법원이 권력기관이라서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기관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해야한다는 일반론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일반론적인 답변이라 하더라도 이런 답변은 뒷부분에서 안 하는게 좋다"면서 "나경원 의원의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직을 파면시켜달라는 청원 답변은 아직 안 나왔다. 어떤 청원을, 어떤 기관이 답변하는지도 차이가 난다. 이런 식으로 하면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답변하겠다고 약속한 이상 곤란한 질문이어도, 원론적인 답변이어도 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곤란한 것은 국회 관련된 청원이 올라오면 답변하기는 곤란해서 일단 (청원 답변 기준인 추천수) 20만건이 넘으면 답변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할지(고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8월 마련됐다. 최초 청원 게시 후 30일 이내에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청와대 또는 정부 부처 책임있는 관계자가 해당 청원에 답변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청와대가 답변을 준비하는 시간보다 20만명 요건을 갖춘 새로운 청원이 제기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보니 계속해서 답변 대기 청원이 쌓여가는 실정이다. 국민청원 본연의 취지에 어긋나는 정치색 짙은 청원이 늘어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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