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일만의 국회 정상화…여야, 18일 드루킹 특검법 처리
오늘 지방선거 출마의원 사퇴처리…특검-추경은 동시처리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여야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의원들의 사직서를 14일 처리하고 드루킹 특검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는 18일 처리하기로 합의를 본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가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회찬 평화와정의 의원모임, 김성태 자유한국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email protected]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원내대표 및 원내수석부대표 단위 연쇄 회동을 이어온 끝에 오는 18일 특검법·추경안 동시 처리에 합의했다. 여야는 또 오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의원들의 사퇴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여야 합의가 나오기까지 국회는 숨 가쁘게 돌아갔다.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오후 4시 본회의를 소집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총력 저지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일각에선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처음으로 여야가 물리적으로 충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과 보좌관들은 본회의 예정시각을 30여분 앞둔 오후 3시30분께부터 본회의장 앞에 진을 치고 본회의 입장 저지 농성을 진행했다. 다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 정문을 우회해 좌측 문으로 입장하면서 실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진 않았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강경 대치 분위기 속에서도 물밑 협상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진행된 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은 물론, 여야 원내지도부는 각각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단위로 연쇄 접촉하며 합의 도출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및 민주평화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내 '민주평화당파' 비례대표 의원들 및 무소속 의원 등으로 재적의원 과반의 정족수(146명)가 채워지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제외하고도 표결이 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 의장은 그러나 표결 강행 대신 여야 원내대표를 재차 의장실로 불러 막판 협상을 이어갔고, 결국 예정됐던 본회의 개의 시각을 1시간40분여 넘긴 오후 6시40분께 여야는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로 여야는 지난달 2일 야당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 촉구 및 로텐더홀 집회 등으로 시작된 국회 파행 사태를 42일 만에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여야가 입은 상처도 적지 않다.
여당 입장에선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되고,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도 국회에 발이 묶여 장기 표류하며 국정 지원에 차질을 빚었다.
아울러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9일간 단식 농성을 진행하면서 간간이 이어지던 여야 원내대표들의 물밑 접촉마저 한때 '완전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 원내사령탑이었던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앙금을 남긴 채 임기를 마쳐야 했다.
국회 파행 기간 동안 여야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야당이 특검 대상에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여당 내부에서 강력한 반발 분위기가 일었고, 여야가 '대선 불복'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는 단식 투쟁을 두고 "드러누웠다", "막가파식 인식"이라고 서로 비난전을 펼쳤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단식 3일째 되던 날 30대 남성에게 국회 안에서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는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국회가 파행을 이어가는 동안 목전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남북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묻혀 여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로 굳어졌다. 아울러 여야 대치로 4, 5월 국회가 연이어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회의원 세비 반납 청원이 쇄도하는 등 국회 불신도 깊어졌다.
여야는 일단 오는 18일 특검안과 추경을 동시 통과시키기로 한 만큼 추경안 심사에 집중한 뒤 특검-추경 통과 이후부터는 지방선거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 4일 만에 추경안 심사를 완료하는 데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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