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광풍...전문가들 ‘작전세력 의심’
"시총 수십억원 수준은 소수가 움직일 수 있어"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우선주들이 동시에 급등하는 투기판 현상이 나타나자 일부 전문가들은 작전세력의이 시세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우선주는 유동성이 적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으나 고가가 형성된 후에도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수상하다는 것이다. 특히 펀더멘털과 주가간의 괴리율이 커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우선주인 삼성중공우는 10거래일 연속(거래정지 기간 제외) 상한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일 삼성중공우의 주가는 5만4500원이었으나 지난 17일 기준 74만4000원으로 폭증했다. 해당기간 상승률은 1265%에 달하며 보통주와의 괴리율은 1만1399%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우의 첫 주가 상승은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수주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이후 중공업과 연관 없는 일양약품, 두산퓨얼셀, 한화, SK증권 등의 우선주들도 동반 급등하면서 우선주 투기판이 형성됐다.
이에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우선주 급등 현상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상적으로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이상거래 등을 포착할 경우, 금융감독원에 이를 통보하고 감독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게 돼 있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투자주의를 알린 것은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함으로 보여진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의 주의 환기 및 뇌동매매 방지를 위해 투자유의안내를 배포한 것"이라며 "과거사례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이런 주식들의 끝은 늘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금감원 조사도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감원 측은 주식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 여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에 대해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배당을 많이 주는 우선주를 선호할 수 있으나, 현재의 수급과 거래량을 감안할 때, 작전 세력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우선주 발행물량이 많지 않으니까 그런 것을 토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시가총액 몇십억에서 몇백업원으로 늘어났는데, 몇십억원은 시장 소수의 사람들이 가격을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가 거의 100만원까지 간 주식을 말아서 댕겼다는 점이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10거래일 전 시가총액은 599억원 수준이었으며 1265% 급등한 현재의 시총은 854억원이다. 또 최근 10거래일간의 수급을 살펴보면 매매비중의 99%가 개인투자자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우선주들의 폭등세가 조만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8년 5월에도 9개의 우선주가 연속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반토막이 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B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우선주는 주로 증시가 고점에 다다라 하락하기 시작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거래가 많이 되는 종목은 아니기 때문에, 수익률을 보고 쫓아서 온 투자자들에게 다 팔고 빠져나가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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