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정쟁화하나" 정치권 달군 박원순 弔問 논란
김종인·안철수, 당 대표 자격 조문 안 하기로 결정
최민희, 정의당 조문 거부 비판…진중권 "닥치고 애도"
민주, 2차가해 중단 호소 "무분별한 신상털기 멈춰야"
[서울=뉴시스]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email protected]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당 차원에서 박 시장 조문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이 서울시 전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추모 일색의 애도는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유력후보 였음에도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고인을 애도하는 대신 빈소는 방문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또한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빈소 방문 일정을 검토하다가 전격 취소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결정에는 당내 부정적인 기류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7.09. [email protected]
김미애 의원도 "고인의 영면을 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죽음이 모든 것을 덮을 수는 없다. 사인이 아닌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도 "서울특별시 주관의 장례는 그 자체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류호정·장혜영 의원이 박 시장 조문을 비판하자 정치권 공방도 가열됐다. 류 의원은 "나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고, 장혜영 의원도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며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정의당은 왜 조문을 정쟁화하나"라고 비판했다.그는 "시비를 따질 때가 있고 측은지심으로 슬퍼할 때가 있는 법"이라며 "뭐가 그리 급한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최민희 전 의원. 2017.06.09. [email protected]
진 전 교수는 "지금이 입 닥치고 애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 본인이나 입 닥치고 애도나 하든지. 수년간 당한 것이 본인 딸이었어도 그런 소리 할 건지 묻고 싶다"며 "못 받은 공천 생각만 하지 말고 자기 딸, 우리 딸들이 그렇게 무서운 세상에 나간다고 생각 좀 해 보라"고 비판했다.
또 '故 박원순 시장님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님의 뜻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민주당 추모 현수막에 대해 "잊지 않고 계승하겠다고 하니 민주당 지자체장들의 성추행,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 같다"며 "이건 기릴 만한 사건이 아니라 언급하기도 민망한 사건"이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진 전 교수는 "옛날 민주당은 그새 더듬어만지당으로 변신해 그 짓을 변호하고…정권은 바뀌어도 권력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며 민주당을 거듭 비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2020.05.15. [email protected]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 비서에 대하여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유포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같은 행동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금은 어떠한 사실도 밝혀진바 없다. 온라인 상에서 관련 없는 사람의 사진을 유포하거나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가짜뉴스가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현행법 위반이며, 무고한 이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