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정책메시지 단일화" 첫 경고…추경 엇박자 수습
100조 시점 등 추경 놓고 尹-金 엇박자 논란에
선대위 내부서도 이견 노출되자 金 '옐로카드'
이준석 "김종인 옳다" 김병준 "후보말씀 중요"
김종인 "100조 추경 尹 집권 후…협상용 아냐"
김병준·윤희숙 다른 경제 기조 발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왼쪽 두번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김병준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2.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정책 메시지 단속'에 나섰다.
선대위 공식 출범 이후 당 내에서 정책과 관련해 불협화음이 노출되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선대위원장은 13일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선대위 내부를 향해 처음으로 경고성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 선대위 내에서 정책을 개발해서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하는 부서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정책은 원희룡 총괄본부장이 종합해 한목소리로 나갈 수 있도록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각기 다른 창구에서 얘기를 하면 나중에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 전에 윤 후보와도 메시지 창구 단일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도 했다.
향후 원 본부장 외 다른 채널을 통한 메시지 발신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후보와 자신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그는 "우리가 얘기한 손실보상금 등 코로나 기금 100조는 윤석열 후보가 집권했을 때 어떻게 할 거라는 걸 국민에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표면상으로는 100조원 코로나 기금에 대해 협상하자는 이재명 후보를 저격했지만 이 후보 전략에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준 윤 후보에게도 '집권 후'라고 명시적으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100조 추경'을 놓고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시점과 주체가 다르다. 윤 후보는 '대선전, 최대한 빠르게'를 주장한 반면 김 위원장은 '추경은 대통령 소관으로 100조는 집권 후'가 맞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엇박자 논란이 불거졌다.
두 사람의 메시지가 다르게 발산되자 선대위 내에서도 100조 추경을 놓고 의견이 갈라졌다.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예산안 편성을 놓고 정부여당과 협의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이준석 대표는 "추경은 집권 후에 하는 게 맞다"라고 김 위원장 편에 섰다.
김 위원장과 경제관에 있어 이견을 노출해온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후보가 말씀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같이 정책 메시지가 '원보이스'를 통하지 않고 혼선을 빚자 '옐로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러자 선대위도 즉각 빠른 수습에 나섰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위원장 말씀 다른 목소리를 생각할 여지가 없다"며 "김 위원장은 정부가 예산 편성권이 있으니 예산편성부터 해야 한다는 거고 이재명 후보가 야당과 협상해서 할 문제는 아니라는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
이어 "김 위원장은 후보가 50조 공약을 했으니 거기에 코로나가 심각해질 수 있으니 100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 거고, 이에 대해 후보도 동일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당과 협의사항인가 아닌가 문제를 후보와 김 위원장이 다르다 이런 지적이 있는데, 후보는 여야 협의를 하려면 당정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거고 김 위원장도 똑같다. 혼선은 없다고 다시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당 내에서는 코로나 100조 기금 외에도 경제 정책과 관련한 메시지 혼선을 잉태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종인 총괄위원장과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간에 이미 노출된 바 있는 국가주의 대 자유주의 시각 차가 사실상 극복하기 어려운데다, 최근 선대위에 합류한 윤희숙 전 의원과 김종인 위원장 간에도 노선 차가 있어서다.
이준석 대표는 "윤 의원이 등판하시면 경제 전문가이기 때문에 김종인 위원장과 노선이 조금은 충돌할 수 있다. 이 부분도 조정을 잘 해야 될 걸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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