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했던 김정은 찬양 기사…주택 받은 논설위원이 작성
동태관 노동신문 논설위원, 김정은 우상화
"분명 태양을 보았다"라며 김정은 지칭해
[서울=뉴시스] 노동신문 열병식 후속 보도. 2022.05.03.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3일 북한 노동신문에 실린 열병식 관련 기사에 도를 넘은 표현이 다수 등장해 화제다. 이 기사를 작성한 인물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고급 주택을 하사 받은 논설위원이었다.
노동신문은 이날 '주체 강국의 위대한 승리의 기치 우리의 김정은 원수'라는 제목의 정론을 실었다. 동태관 노동신문 논설위원이 쓴 이 기사에는 무리한 수준의 김정은 찬양 표현이 담겼다.
동태관은 "조선발 4월25일의 대지진, 사상 초유의 평양 충격은 벌써 여러 날이 흘렀음에도 첫 폭발력보다 몇 천 몇 만 배로 증폭되며 온 지구 천지를 휘잡아 흔들고 있다"며 열병식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때는 어둠이 짙어가는 밤, 허나 우리는 이 심야의 열병광장에서 눈부시게 솟아 천하에 밝은 빛 뿌리는 태양, 분명 태양을 보았다"며 태양이 곧 김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동태관은 "이것이 조선의 4월 충격이었다. 이것이 지구의 지심, 지핵까지 뒤흔든 조선식 심야 열병식의 최절정"이라며 열병식이 지구 중심을 흔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묻노니 역사여, 금세기의 이 행성에 이렇듯 가장 천재적이고 이렇듯 무진한 힘을 체현하고 이렇듯 절대적 권위와 거인적 풍모로 만인의 경탄과 매혹을 불러일으키는 희세의 위인이 과연 그 어디에 있는가"라며 김 위원장을 천재적 위인으로 찬양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며 찬양에 집중해왔지만 이번 기사처럼 김 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우상화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북한 스스로 김 위원장에 대한 지나친 우상화를 자제해왔다. 노동신문은 2020년 5월 '축지법의 비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실 사람이 있다가 없어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며 땅을 주름잡아 다닐 수는 없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축지법을 쓰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이처럼 과한 표현이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기사를 작성한 동태관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태관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로자로 인정받아 지난달 13일 고급 주택인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을 하사 받은 인물이다.
동태관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장군님과 쪽잠, 줴기밥(주먹밥의 북한식 표현)'이란 제목으로 칼럼을 써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라 칭송받았다. 동태관은 2015년 10월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김정일 훈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을 활용해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드러나고 있다고 봤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1주일째 열병식 보도를 이어가며 이를 김 위원장 치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확실히 국내 여론을 다잡는 기회로 쓰려고 하고 있다"며 "저렇게 오버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북한 내부로부터의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실익이 없는데 왜 미사일 발사부터 일정을 서두르는지가 의문이기도 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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