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도피기간 호화생활" 증언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조현수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계곡 살인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받아 재판에 넘겨진 조력자들의 속행 공판에서 이씨와 조씨 공개수배 당시 함께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이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이 여성은 이씨와 조씨가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거나 불법적인 일로 현금을 챙겨 은신처를 마련하고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증언했다.
인천지법 형사15단독(재판장 오한승)은 8일 오후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A(32)씨와 B(31)씨의 4차 공판에서 이씨 등과 함께 수도권으로 여행을 떠난 C씨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했다.
C씨는 피고인 측 변호인의 “이은해와 조현수 범인 도피를 왜 도왔나”라는 질문에 “(이씨와) 친한 사이였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범인 도피행위를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씨와 조씨가 조력자와 함께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불법사이트 운영과 관련해서는 “(이씨와 조씨의 은신처에) 모니터 4대가 있었는데, 그 중 2대는 일상적 컴퓨터처럼 보였고 나머지 2대는 일하는 컴퓨터였다”며 “이씨로부터 해당 사이트는 불법적인 것이고, 고객들은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C씨는 이씨와 조씨가 도피기간에 은신처로 사용한 오피스텔 2곳의 보증금을 누가 지불한지 아느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조력자 A씨가 지불해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씨와 조씨가 돈을 가지고 도주를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빈털터리 신세였던 이씨 등이 은신처를 구할 상황이 아니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씨로부터 A씨가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를 내줬다는 말을 들었다”며 “오피스텔 내부의 물건도 A씨가 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조력자 A씨와 B씨의 2차 공판에서 이들의 공동변호인은 "A씨에 대한 모든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B씨의 혐의는 일부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가 지난해 12월13일 자기 주거지에서 이씨와 조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이씨·조씨의 도피자금을 마련하거나 도피를 모의한 사실은 없다"고 한 바 있다.
C씨는 이씨와 조씨가 도피생활을 하던 4개월 간 3차례 여행을 함께한 인물이다. 자신을 이씨의 중학교 동창으로 가장 친구 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월29일 일산 일대에서 이씨와 조씨를 만나 함께 식당에서 고기를 먹고 은신처로 이동해 함께 잠을 자기도 했으며, 2월 12~13일께 이씨 등과 서울에서 만나 광장시장 등을 누비고 호텔에서 잠을 자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또 같은 달 19∼21일에도 이씨 등과 함께 부산을 찾아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거나 찜질방을 이용했다. 이후 검찰이 공개수배를 한 직후인 4월 2∼3일에는 경기도 양주에 있는 펜션에서 1박2일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날 C씨는 법정에서 모든 만남에서 지출한 모든 비용은 이씨나 조력자 A씨가 감당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씨 등이 생활한 도피처에 대해서도 “깔끔하고 잘 갖춰져 있었다”며 “테라스는 굉장히 넓었고, 캠핑장처럼 인조잔디와 그릴, 평상 등이 구비돼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총 2차례 기일을 지정하고 이씨와 조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문을 이어가기로 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13일부터 올해 4월16일까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은해와 조현수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들과 함께 도피 계획을 짜고 은신처 마련을 위한 비용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A씨의 지시를 받아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등 2곳을 임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오피스텔 월세와 생활비 등 도피자금을 A씨 등으로부터 19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은해·조현수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윤씨를 낚시터에 빠뜨려 살해하려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와 조씨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4월16일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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