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에 폐차 앞둔 용달차, 낙엽청소차로 변신 환경관리원
낙엽 청소철 앞두고 노면 청소차 고장, 환경관리원 아디디어로 직접 개발
새장비 2억원 넘어 구입 어렵자 폐기 예정이던 용달차, 망가진 흡입기 재활용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사진=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2022.1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수원시 환경관리원이 단돈 60만원에 용달차를 개조해 가을철 낙엽 청소차를 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달 2일부터 약 60여만 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만든 낙엽 청소차를 운영 중이다.
동 행정복지센터가 이러한 장비를 개발한 데는 그동안 써왔던 노면 청소차량이 고장난 데서 비롯됐다.
가을철 도로와 인도에 수북히 쌓이는 낙엽을 처리하려면 노면 청소차량이 필요한데, 망가진 장비를 수리하려면 천만원대 비용이 발생한다.
새로운 노면 청소차량을 사는 것도 비용 문제로 어렵다. 한 대에 2억원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동 행정복지센터 입장에서는 노면 청소차를 구하지 않으면 환경관리원들이 일일이 빗자루와 마대자루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도로에 쌓인 낙엽을 치워야 했다.
이 경우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더 소요될 뿐더러 그에 따라 수반되는 노동력도 더 배가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던 중 기계를 잘 다룰 줄 아는 환경관리원 제안으로 낙엽 청소차를 직접 제작해보기로 했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사진=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2022.1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곡선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환경관리원으로 근무하는 정학진(45)씨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용달차와 나무 판넬, 흡입기, 대형 호스를 이용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낙엽 청소차'를 만들었다.
용달차 짐칸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낙엽을 담을 상자를 나무 판넬로 만든 뒤 전동 흡입기와 대형 호스를 연결했다.
이 낙엽 청소차는 흡입기를 작동하면 대형 호스가 도로변에 쌓인 낙엽을 빨아들여 상자에 넣는 식이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낙엽 청소차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60여만 원이다. 나무 판넬과 대형 호스 등을 구입하는 데 쓰였다.
용달차는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운행하던 것으로, 사용연한이 다가와 폐차 예정이었지만 구청에 요청해 올 연말까지 이용을 연장했다. 전동 흡입기도 고장난 것을 정 씨가 고쳐서 재활용했다.
정 씨는 최근 수원시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차량을 만들기 전에는 저희 환경관리원들이 낙엽을 치우는 데만 집중 작업을 했다"며 "낙엽 청소차가 있음으로써 도로에 있는 낙엽들이나 쓰레기들이 차량으로 지나가면서 작업이 되니까 고생을 덜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사진=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2022.1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성일 곡선동장은 "환경관리원이 제안해준 아이디어 덕분에 도로변에 떨어진 낙엽을 노면 청소차량을 운행할 때처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떻게 낙엽을 청소할지 난감했는데 적은 예산을 써서 고효율의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말도 안 될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를 우리 곡선동 식구들이 현장에서 고안해 성과를 보여줬다"고 우수 행정사례를 알렸다.
이 시장은 "예산 절감보다 감사한 것은 현장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우리는 늘 시민을 위한 마음으로 일한다"며 "시민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겨준 곡선동 식구들의 헌신과 정성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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