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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윤 이미지·낮은 지지율 벽에 나경원 '전대 멈춤'

등록 2023.01.25 12:04:56수정 2023.01.25 15: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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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위 지지도 무기로 전당대회 출마 검토

저출산위 부위원장 직 문제로 대통령실과 충돌

尹에 사과하고 로우키 행보에 퇴로 열기 실패

지지율 급락과 대통령실 관계 악화 등 영향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3.01.2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3.0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당대표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얻기에 실패하고 오히려 반윤 후보 이미지가 고착화하면서 지지율이 급락세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대립각을 세운 것이 반윤 후보 정서를 확산시키는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달 동안 전대 출마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했던 나 전 의원의 정무적 판단도 한 몫을 했다는 관측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 놓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단합을 위해 자신이 불출마라는 희생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친윤과 대통령실을 향한 화해 제스처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나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친윤과 갈등을 빚으면서 윤심을 얻지 못한 데다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며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한 것이 불출마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초반 압도적인 1위 지지율을 기록하며, 유력 당권주자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의원으로 향한 상태에서, 나 전 의원이 높은 지지도를 무기로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면서 대통령실과 충돌했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맡고 있던 두개의 직중 저출산위 부위원장직만 사임하자, 대통령실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과 기후대사직까지 모두 해임조치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해임조치를 두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반박 입장을 내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나 전 의원은 사과했지만,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 배신자'라고 공격했다. 초선의원 50여명은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며 사퇴를 압박했다.

여기에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김성태 전 의원 등은 장외에서 나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남편 대법관설'을 언급하며 비판전에 가세했다.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을 향해 사과를 하고 로우키 행보를 보이며 대통령과 악화된 관계를 풀려고 시도했지만, 대통령실이 끝내 퇴로를 열어주지 않으면서 사실상 관계개선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3.01.2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3.01.25. [email protected]

당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지지율도 급격한 하락세를 돌아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심 지지도가 2~3위로 추락했고, 주된 원인으로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꼽혔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했지만 당심을 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나 전 의원 측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하자 불출마를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역 의원이 한 명도 돕지 않는 등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한 나 전 의원을 더욱 위축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설령 당선된다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당 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졌다.

정권 초반 대통령과 각을 세운 여당대표인데다 당내 세력이 없는 나 전 의원이 식물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당시 비박계(비박근혜)인 김무성 당대표가 들어서 2016년 총선 공천 갈등이 그대로 재연되리란 전망도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그간 출마 여부를 두고 한 달 넘게 고심하며 당 원로들, 당 관계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설 연휴 기간 동안 비공개 일정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만나고 자신을 돕는 관계자들과 출마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마와 불출마를 둘러싸고 측근들간 의견이 갈렸지만 불출마에 대한 의견이 조금 더 높았다고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끝까지 출마를 고집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출마선언을 하고 난 뒤 윤심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단일화를 해 힘을 실어주는 것보다 선언 전 깔끔하게 물러나는 모습이 추후 정치생명을 위해 도움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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