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의혹' 사건 재판 공전...변호인 측 "4개월간 증거목록도 못 봐"
공범 적시된 이재명 대표 등 수사 지속되며 제공 못받아
두달 뒤인 오는 3월 공판준비기일 다시 열어 입장 듣기로
[성남=뉴시스] 박종대 기자 = 수원지법 성남지원 전경. 2021.5.17. [email protected]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동원)는 31일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제3자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 등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으나 10여 분 만에 끝났다. 피고인들이 아직 증거목록이나 기록 등을 검찰로부터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B씨 측 변호인은 "기소된 지 4개월이 되어가는 데 증거목록이나 기록 한 장도 복사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공범 수사가 예정돼있었으면 왜 이 사건을 미리 공소 제기했는지 의문이다. 조속한 증거기록 열람 등사 등에 관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현재 다수의 공범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고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며 "다음 기일 전까지는 증거목록을 제출하고 관련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 달 전 진행된 이 사건 첫 공판기일에서도 "공범에 대해 기소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으며 현재 기록 확인 중에 있다"라면서 "최대한 역량이 닿는 선에서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에서 허용되는 선에서 이 사건 기일을 정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공범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었던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다.
검찰은 A씨 등의 공소장에 이들을 공범으로 적시했으며,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기업들에 편의를 제공하고 후원금을 받았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10일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전반을 조사하기도 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인 2016~2018년께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60억~170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게 골자다.
이 대표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에 제출했던 서면 진술서를 공개하며 "(성남FC에) 지급된 돈은 무상으로 받은 후원금이 아니라, 광고 계약에 따라 성남FC가 실제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비"라며 "연간 40회 이상의 경기와 중계방송, 언론보도 등을 통한 광고 효과와 다른 시민구단의 광고 실태를 감안할 때 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의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두고도 "성남시는 용도변경 및 용적률 상향 대신, 301평을 기부채납 받고 두산 계열사 7개를 유치했으며, 흉물 민원을 해결했다"며 "기업 유치 성과에 더해 매각 방법을 경쟁입찰로 바꿔 땅값 160억원을 더 받았고, 매각 및 건축허가 과정에 어떤 위법 부당함도 없었다"고 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두 달 정도 여유를 둔 오는 3월 27일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절차 진행 등에 대한 입장을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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