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1인 4역' 목소리 바꿔가며 위장…제보자·실장인 척 기자 접촉했다
[서울=뉴시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 (사진=남현희 인스타그램 캡처) 2023.10.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6일 온라인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전씨가 만들어 낸 4가지 목소리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씨는 목소리를 매번 바꿔가며 자신의 정체를 숨겼다.
전씨의 첫 번째 목소리는 여성 제보자로 위장한 목소리였다. 전씨는 디스패치의 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청조 측이 고소하면 어떻게 되냐", "언론중재위원회에 찾아간 걸로 안다. 그러면 기사 삭제되냐" 등을 물었다. 이를 위해 "나도 5000만원 피해를 봤다"라는 말까지 남겼다.
이에 디스패치 기자는 "취재를 충분히 했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기사 내릴 수 없다. 그렇게 기사를 쉽게 내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씨는 자신을 '실장 이수진'이라고 주장했다. 최초 보도 전, 디스패치 기자의 전화를 받은 그는 본인의 정체를 '실장 이수진'이라고 주장했다. 전청조 씨 대신 인터뷰에 응한 실장인 척 연기했다. 전씨는 "남현희 감독도 처음에는 (전씨가) 여자라고 판단했었다. 그런데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 기자가 국적을 묻자 전씨는 "한국에서도 있었다"고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디스패치는 전청조 씨의 '데이팅앱' 사기 사건 당시 녹취록(2020년)을 입수했다. 당시 전씨는 남성 피해자 B와 교제 중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씨는 여성이었다. 전씨는 B에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라고 지시했다. 명목은 아이가 생겨 급하게 결혼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B는 친구 A(남성)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전씨는 B에게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아 A에게 "B랑 저랑 사고 쳤고 그래서 애가 생겼다"고 말했다.
마지막 목소리는 남현희의 예비 신랑 전청조의 목소리였다. C는 남현희의 절친한 후배로, 남현희 가족들하고도 오랜 기간 교류해온 지인이다. C는 전청조를 형부라고 부르는 사이였다. C는 전청조의 사기 관련 보도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가 31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오센트로 파빌리온5에서 훈련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6.08.01.
여성조선에 따르면, 전청조 씨는 재벌3세다. 전씨는 미국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미국에서 지냈다. 뉴욕에서 승마를 전공하고 다수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승마선수로 활약했다. 승마 선수로 10대 시절을 보내던 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19살 때 은퇴했다. 이후에는 국내외를 오가며 예체능 교육 사업과 IT(정보기술) 사업을 하고 있다. 보도 이후 전씨가 남성이 아니라 여성이고, 과거 사기 혐의로 복역했던 전과가 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었다.
실제로 전씨는 2020년 2건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3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2018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피해자 10명으로부터 3억원에 가까운 돈을 갈취했다. 전 씨의 범행은 결혼을 빙자하거나 직업과 성별을 수시로 바꿔가며 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미국 태생 승마 전공자', '재벌 3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임원을 역임한 사업가' 등 여성조선에서 언급된 전씨의 신상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졌다. 두 사람 모두 이를 부인하며 "악의적이거나 허위 내용을 담은 게시글 등으로 허위 사실이 유포될 경우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남현희는 지난 26일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청조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제 전부터 알고 있었고, 과거에는 여자, 지금은 남자"라며 "성전환 사실을 안 후에도 결혼을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씨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 중원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1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소재 남현희의 어머니 집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른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난 상태다. 전씨는 남현희가 이별을 통보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남현희는 가족들의 설득으로 전 씨와 결별하며 함께 살던 시그니엘을 떠나 성남 자택으로 옮겨간 상태다. 경찰은 전씨가 증거인멸이나 도주,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오전 6시께 석방, 불구속 수사할 계획이다.
남현희에 대한 스토킹 혐의로 경찰이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씨는 경찰에 사기 혐의로 잇따라 입건됐다. 이날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제보를 받아 지난 2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전씨를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 16일 제보자 A씨에게 동업을 제안하며 대출 받을 것을 권유했다. 송파경찰서는 이날 전씨가 지난 8월말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투자를 한다며 2000만원을 가로챘다는 피해자 1명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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