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에 '232단 낸드'도 자립…메모리 개발 속도전
샤오미14에 YMTC 낸드 메모리 사용된 것으로 추정
미 규제에도…모바일AP에 이어 낸드서도 자립화 성과
D램은 격차 크지만…"中 기술 자립 노력, 경계해야"
[서울=뉴시스]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출시한 샤오미14 프로.(사진=샤오미 홈페이지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중국이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응한 반도체 자립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도 빠르게 자체 생산에 나서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견제로,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는 난관이 많지만 갈수록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출시한 '샤오미14'에는 중국 반도체기업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 저장 장치가 채택됐다.
앞서 지난 8월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메이트 60 프로'의 경우 메모리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제품을 사용했는데 이제 메모리 분야에서도 속속 자립화가 이뤄지고 있다.
YMTC는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삼성전자보다 먼저 7세대(232단) 3D 낸드플래시의 양산을 시작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YMTC는 미국 제재 명단에 포함되자 자국산 제조 장비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176단(6세대)를 건너뛰어 128단에서 232단으로 직행하는 전략으로 한국의 반도체 선두 업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저장장치가 주로 176단(6세대) 낸드를 활용해 만드는 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제품 상용화도 진척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7월에도 YMTC의 232단 낸드를 적용한 '즈타이 티600(ZhiTai Ti600)' 1TB(테라바이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를 출시했다.
낸드 기술 경쟁 요소가 층수만은 아니어서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업체에 비해 기술력 우위에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한중 낸드 간 기술 격차가 2년 정도로 좁혀져 '초격차'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는 YMTC의 232단 낸드 제품을 분해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중국이 미국의 무역 제한을 극복하고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모멘텀이 예상보다 성공적이라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평했다.
“미 규제에도 자립 노려 배가”…우회로 찾는다
미국 상무부가 18나노 이하 D램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 장비 반입을 제한하면서 CXMT가 차세대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까지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낸드와 달리 미국의 대중수출 규제 품목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가 차세대 D램 생산에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단가,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 등의 측면에서 한국 업체들과 경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단 중국 정부는 자금 투입을 지속하며 반도체 자립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스타트업 '창신 신차오 메모리 테크놀로지'에 390억 위안(8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업체는 신생 기업이지만, CXMT와 일부 주주를 공유하고 있고 총괄 매니저도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CXMT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수출 통제 대상에 오르자, 우회로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창신 신차오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중국이 기술 자립을 이루고 미국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중국은 인공지능(AI)용 메모리로 주목 받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의 자급자족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대외정책연구원은 "HBM은 아직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중국의 자체적인 HBM 개발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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