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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늦겨울 개막 K리그…추춘제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

등록 2025.02.18 08:00:00수정 2025.02.18 0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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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스포츠부 하근수 기자.

[서울=뉴시스] 스포츠부 하근수 기자.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이 역대 가장 이른 시점에 개막했다. 늦겨울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이었으나 우려했던 만큼은 아니었다.

갑론을박이 일고 있는 추춘제(가을에 개막해 봄에 마무리하는 제도) 전환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됐다.



하나은행 K리그1 2025가 지난 15일 오후 1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했다.

올 시즌은 지난해(2024년 3월1일)보다 2주가량 일찍 시작됐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여파로 역대 가장 빨리 개막했던 2022시즌(2022년 2월19일)보다도 4일 빠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토너먼트, FIFA 클럽월드컵,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등에 따른 여파다.



'늦겨울 개막'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아직 쌀쌀한 날씨가 우려됐다.

다행히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프로축구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따뜻한 남부지방에 1라운드를 계획한 게 주요했다.

1라운드가 열린 남부지방은 낮 최고 기온이 10도를 웃돌았다. 구단이 취재진을 위해 마련한 핫팩도 사양할 정도였다.

팬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경기장 주위를 오가는 동안 입고 있던 패딩 점퍼를 벗고 싶을 만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쬈다.

긴소매 위에 유니폼만 착용한 팬들도 많았다. 팬들은 "날씨가 좋아 아이와 함께 오기 좋다", "여기는 날씨가 봄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개막전처럼 따뜻한 날씨라면, 추춘제 전환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이제 추춘제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에도 정착 중인 '글로벌 스탠더드'다. 날씨와 환경 등을 이유로 무작정 반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AFC는 지난 시즌부터 ACLE를 비롯한 아시아 클럽대항전을 추춘제로 전환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도 2026~2027시즌부터 춘추제에서 추춘제로 바뀐다.

추춘제는 늦겨울 개막의 원인이었던 국제 대회 일정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춘추제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ACLE에서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장 울산 HD와 포항도 현재 진행 중인 ACLE에서 아시아 정상을 다퉜던 위용을 잃었다.

AFC 아시아 클럽대항전이나 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하는 '일부'를 위해 '전체'가 쉬는 것도 맞지 않다.

또한 유럽 주요 축구계 이적 시장과 궤를 같이할 수 있다는 장점도 매력적이다.

현재 K리그는 추춘제와 춘추제의 차이로 해외 리그와 선수 등록 시기가 다르다. 춘추제로 바뀌면 '대승적 차원'에서 내려야 했던 결정들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즌 중 핵심 선수가 해외 러브콜을 받았을 때, 뚜렷한 대책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보내주던 과거 사례들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주요 빅리그와 같은 시기 이적 시장을 보낸다면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외국인 선수 수급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나는 동료들이나 축구계 관계자들도 추춘제는 거스르기 힘든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추춘제가 무사히 정착되기 위해서 축구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올해처럼 늦겨울 경기를 남부 지방에 개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윈터 브레이크(겨울 휴식기)를 도입한다면 추춘제의 가장 큰 장애물인 추운 날씨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라운드 로빈 체제에서 홈 앤드 어웨이 체제로 바꿔 경기 숫자 자체를 줄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물론 무턱대고 결정할 사항은 결코 아니다. 추운 날씨에 따른 관중 감소, 선수 부상, 그라운드 잔디 관리 등이 우려된다.

시·도민 구단의 경우 회계와 행정 관련 문제도 거론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부지런히 만전을 기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추춘제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면, 이제 한국도 상황에 맞는 'K리그 스탠더드'를 고민해 흐름을 좇아야 할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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