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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쿠바, 20년 외교 숙원 결실… 北, 신냉전 외교 실패 타격

등록 2024.02.15 15:25:28수정 2024.02.15 17: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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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외교 실패의 상징" 평가 속 북한 침묵

In this Saturday, May 19, 2018 photo, a Cuban flag is seen flying at half-mast near a statue of national hero Jose Marti, marking the start of two days of national mourning, in Havana, Cuba. The Cuban Health Ministry said Friday, May 25, the toll from the crash of the passenger jet in Cuba has risen to 112 after another survivor of the catastrophe died. (AP Photo/Ramon Espinosa)

In this Saturday, May 19, 2018 photo, a Cuban flag is seen flying at half-mast near a statue of national hero Jose Marti, marking the start of two days of national mourning, in Havana, Cuba. The Cuban Health Ministry said Friday, May 25, the toll from the crash of the passenger jet in Cuba has risen to 112 after another survivor of the catastrophe died. (AP Photo/Ramon Espinosa)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한국이 북한의 형제국이자 서반국 유일의 공산국인 쿠바와 전격 수교한 것은 20년간 공들여온 외교적 노력의 산물이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냉전 외교의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시간으로 14일 늦은 밤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쿠바는 우리나라의 193번째 수교국이 됐다. 유엔 회원국 중 남은 미수교국은 시리아 1개국만 남았다.

양국의 수교 협의는 그간 극도의 보안 아래 이뤄졌다. 정부가 쿠바와 관계 개선을 위한 물밑 작업을 꾸준히 해왔지만 논의의 진전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의 소중한 외교 파트너였던 쿠바 측이 한국과의 수교 논의를 공개하는 데 민감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으로서는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북한 매체들은 현재 북한 주재 외교단 소식을 전하면서도 쿠바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쿠바는 1946년 한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혁명 이후 양국의 교류는 단절됐다. 쿠바는 철저한 반미 노선을 추구하고 소련·북한과 밀착하면서 1988년 서울올림픽 참여도 거부했다.

그러나 한국이 유엔 총회의 대(對)쿠바 금수 해제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과 쿠바는 1990년대 경제 관계를 점차 확대해오다 2000년 김대중정부 시절 수교 제안을 했고, 2002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와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를 맺어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영사 관계 수립을 제안했고,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이 한국 외교수장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지난해 5월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이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쿠바의 외무부 차관을 만나 수교를 제안했다. 같은 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양국 인사가 나란히 참석한 것이 또 한번의 결정적 모멘텀이 됐다.

외교부는 "쿠바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우리의 대(對)중남미 외교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외교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는 공산당 1당 독재국이지만 3대 세습을 유지해온 북한과 달리 카스트로를 신격화하지 않았다. 경제도 북한식 폐쇄 체제가 아니라 상당 부분 개혁을 진행해왔다. 이런 쿠바가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규정한 한국과 수교를 맺은 것은 북한식 노선으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음을 선언했음을 보여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쿠바의 수교가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뼈 아픈 것"이라면서 "쿠바는 상대적으로 경제가 낙후돼 있기에 장기간에 걸친 발전의 여지, 중남미의 새로운 거점 등 의미가 있으며 양국 수교로 남북 관계가 급진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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