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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과일값 잡아라" 밀려드는 수입과일에 검역 현장도 '분주'

등록 2024.03.28 10: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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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항 국내 수입과일 40% 입항…하루 250t 검역

"바나나 병해충 중점관리 품목…검사기준 2배 상향"

과육 다치지 않게 13도 소독…금지병해충 원천봉쇄

[평택=뉴시스]경기도 평택항 검역현장. 지난 21일부터 정부가 직수입한 과일이 집중공급되면서 검역현장에는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경기도 평택항 검역현장. 지난 21일부터 정부가 직수입한 과일이 집중공급되면서 검역현장에는 지난해 대비 20% 증가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임소현 기자 = 최근 국산 과일 가격이 치솟자 정부가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대체 과일 직수입에 나서면서 검역물량도 급증했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분주해진 평택항에는 하루 250t 내외의 과일이 밀려든다. 작년보다 20% 늘어난 물량이지만 국민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인 검역 현장에 다녀왔다.

지난 27일 오후 평택항에 위치한 돌코리아 검역장을 찾았다. 우리나라 수입 과일의 약 40%가 들어오는 평택항에서는 매일 250t 내외의 수입과일에 대한 검역절차가 이뤄진다. 이날도 이곳에는 이미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등 수입과일 박스가 창고 가득 쌓여있었다.

2인 1조로 구성된 검역관이 박스에서 바나나를 꺼내들었다. 돋보기를 들고 바나나 곳곳을 꼼꼼하게 살피는 모습이었다. 익은 바나나는 수입금지 대상이고, 바나나 사이 또는 꼭지부분에 병해충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검역을 확인한 박스를 옆으로 밀어놓자마자 또 다시 새 박스가 밀려 들었다. 쉴 새 없이 바나나를 꺼내드는 검역관들의 손길은 신중하면서도 신속했다.
[평택=뉴시스]경기도 평택항 돌코리아 검역현장에서 검역관들이 2인1조로 수입 바나나를 검사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경기도 평택항 돌코리아 검역현장에서 검역관들이 2인1조로 수입 바나나를 검사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바나나의 경우 20t 미만이 들어오면 2%, 20~100t의 경우 400㎏을 표본으로 해 검역 절차를 거친다. 표본은 네 모서리 또는 대각선에서 균일 추출한다. 하지만 현재 평택항에서는 병해충 검출률이 높은 바나나의 특성상 중점관리품목으로 지정해 기준을 2배 확대해 검역을 실시 중이다.

정부는 3월 중 바나나 1400여t, 오렌지 600여t 등 2000t의 가격을 20% 낮추어 대형마트뿐 아니라 도매시장 등에 할인가격으로 공급하는 한편 망고, 키위 등 국민의 수요가 높은 과일도 3~4월 중 최대한 빠르게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바나나 수입량은 8만4187t으로, 전년동기(6만3188t) 대비 1.3배 증가했다. 같은기간 파인애플 수입량은 1만7326톤. 전년동기(1만3607t) 대비 1.2배 증가한 수치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도 이날 현장을 찾았다. 특히 수입 과일 검역 업무가 급증한 현장 검역관의 노고를 격려하며 "우리 농업인들이 외래병해충 걱정 없이 영농에 할 수 있도록 공항과 항만 현장 검역관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검역 업무가 급증 탓에 이곳에서는 검역인력 재배치가 이뤄졌다. 한훈 차관은 "현재는 이동 배치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경우 인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택=뉴시스]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7일 오후 평택항 수입과일 검역 현장을 방문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27일 오후 평택항 수입과일 검역 현장을 방문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검역현장에서는 소독도 철저히 이뤄진다. 바나나의 경우 13도에서 4시간 가량 훈증방식의 소독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돌코리아의 12개 소독창고가 바쁘게 돌아가는 이유다.

바나나의 주요 검출 병해충은 바나나가루깍지벌레와 바나나유리깍지벌레다. 관리병해충이 검출되면 소독 후 합격 처리한다. 검출 즉시 폐기 명령이 이뤄지는 금지병해충은 아직 검출된 적이 없다.

정부는 수입과일에 대한 국경검역을 철저하고 신속하는 한편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총력지원한다. 한 차관은 "농축산물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해 18일 발표한 긴급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가격 안정시까지 확대 집행하고 생산 안정화와 유통 효율화에 힘쓰고 있다"며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수입·유통업체도 적극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달 들어 정부의 비축 물량 방출, 할당관세 물량 공급 확대, 납품단가 지원 및 할인지원 확대 등 긴급 가격안정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대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3월 하순 주요 농축산물 소비자가격은 전월 대비 사과 16.3%, 대파 37.6%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1일부터 바나나와 오렌지를 직수입해 시중보다 20% 낮은 가격으로 유통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대상품목을 11개로 확대해 6월 말까지 총 5만t을 할인 공급할 계획이다.

레몬과 블루베리, 아보카도 등도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수입이 늘었다. 두리안, 망고 등도 상승세다.

aT의 직수입 할인공급 등 영향으로 3월 하순 바나나 소비자가격은 100g 당 296원으로 전월 대비 11.6% 하락했고 오렌지는 10개당 1만6660원으로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 2024.03.2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바나나를 고르고 있다. 2024.03.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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