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 뺏긴 애브비, 공격적 M&A로 파이프라인 확대
휴미라 특허 만료로 매출 하락 본격화
유망 파이프라인 보유기업 인수로 만회
차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마케팅 강화
[서울=뉴시스] 애브비 R&D 연구 모습 (사진=애브비 홈페이지) 2024.03.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Abbvie)가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브비는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인 랜도스 바이오파마(이하 랜도스)를 인수했다.
랜도스는 염증성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애브비는 총 1억3750만 달러(한화 약 1850억원) 규모로 랜도스를 인수했다. 주당 20.24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이다.
랜도스는 항염증제로는 최초로 경구용 NLRX1 작용제인 ‘XN-13’을 개발하고 있다. NLRX1은 면역대사와 염증을 조절하는데, NLRX1 활성화는 염증성 장질환 발병에 관한 여러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랜도스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NX-13을 중등도 및 중증 궤양성 대장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를 두고 애브비 글로벌치료제 최고의료책임자 겸 수석부사장 루팔 타카르는 “이번 인수를 통해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최초의 경구용 자산인 NX-13의 임상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애브비는 지난해 말에도 M&A를 잇달아 진행한 바 있다.
작년 11월에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ADC(항체-약물접합체) 개발 기업인 이뮤노젠을 101억 달러(약 14조원) 규모로 인수했다.
해당 인수로 이뮤노젠의 치료제인 엘라히어를 확보하게 됐다. 엘라히어는 백금 저항성 난소암(PROC)에 승인된 계열 내 최초의 ADC치료제다.
한 달 뒤인 12월에는 정신과 및 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세레벨 테라퓨틱스(이하 세레벨)를 87억 달러(약 12조원)를 들여 인수했다.
세레벨은 정신분열증, 파킨슨병, 기분장애 등 질환에서 임상단계 및 전임상 후보물질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조현병치료제 ‘엠라클리딘’은 무스카린 M4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AM)로, 차세대 정신성 약물이다. 임상 1b상 연구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으며, 두 건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또 엠라클리딘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치매 관련 정신병에도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알츠하이머병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애브비가 공격적인 M&A를 통해 차세대 동력을 확보하고 주춤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브비는 전세계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개발했으나, 특허만료 등으로 지난해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애브비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매출 실적에 따르면, 휴미라 미국 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3% 급락했다. 직전 분기인 3분기 휴미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2%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휴미라 전체 매출은 144억4000만 달러로 집계 됐는데, 이는 2022년 대비 32% 감소한 수치다.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인 Drug discovery & development가 발표한 ‘2023년 매출 상위 의약품’ 자료를 봐도, 1위는 키트루다(250억 달러, 약 33조원)가 차지했고, 휴미라는 5위로 내려앉았다. 휴미라가 2022년 코로나19 백신인 화이자의 ‘코미나티’에 이어 매출 2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브비가 휴미라가 빠진 자리를 후속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스카이리치’와 ‘린보크’로 적극 마케팅하면서 공격적인 M&A를 함께 진행하며 이를 타개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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