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개발에 2.2조원 써…전 주민 4년치 식량 날아갔다"
통일부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
"핵·미사일 과다지출로 민생 고통 커져"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동해상에서 진행된 새로운 자치유도항법체계를 도입한 전술탄도미사일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1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4.05.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혜수 인턴 기자 = 북한 정권이 1970년대 이후 핵 개발에만 총 16억 달러(2조2160억원)를 투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북한 전 주민의 4년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다.
통일부가 최근 발간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의 민생난과 식량 위기는 심화되는 반면, 북한 정권은 그나마 가용한 재원을 핵·미사일 개발에 소진하고 있다.
북한의 연간 식량 부족분은 80여만 톤이다.
2016년~2020년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2%가 '식량 배급을 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의 열악한 식량 상황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대개 다른 나라는 경제상황이 나빠지면 경제적, 정치적 부담으로 인해 국방비 지출을 줄인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장기적인 경제침체에도 오히려 국방비 지출, 그중에서도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경제와 국방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병진 노선'을 1960년대부터 채택하고 있으나, 북한은 경제 침체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국방 부문에 제한된 경제 자원을 무리하게 투입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러한 핵무력 고도화 과정에서 예산이 더 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한의 불법 외화 취득이 이뤄진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주요 외화벌이 루트로는 암호 화폐 해킹, 해외 근로자 파견, 중국 어선 대상 조업권 판매수입, 석탄 밀수출 수입 등이 있다.
북한은 2022년 한 해에만 탄도미사일을 총 34회 발사했다. 이에 사용된 자금은 100만 톤 가량의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올해엔 지금까지 총 13회 발사했다.
보고서는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은 재원 일부라도 주민들의 민생에 썼더라면 북한 경제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소수가 독점하는 권력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주민들을 감시와 통제의 우리에 가둬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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