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 폭염에 명절인사도 민폐"…광주·전남 정치권이 전한 추석 민심
유례없는 폭염, 추석 연휴 덮쳐 서민 삶 시들
의료대란·농산물가격 안정 등 현안해결 요구
윤석열정부 실정·민주당 독점구조 폐해 지적
[광주=뉴시스] 국민의힘 광주시당 당직자들이 13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귀성객에게 추석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송창헌 맹대환 기자 = 유례 없는 극강의 폭염이 9월까지 위세를 떨치면서 추석명절 민심탐방에 나선 광주·전남 정치인들은 지역민에게 안부를 묻는 것 자체가 민폐였다고 입을 모았다.
추석명절 밥상머리에서는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과 경기불황, 쌀값 대책, 의료대란, 윤석열정부 실정, 민간공항 통합, 영광군수·곡성군수 재선거 등이 화두였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은 18일 뉴시스와 전화통화에서 "전통시장과 버스터미널 등을 돌며 추석명절 안부 인사를 하는 것 자체가 주민들에게 되게 미안한 일이었다"고 운을 뗐다.
전 의원은 "피부가 따갑고 숨이 막힐 정도의 열기와 습도가 명절 연휴 내내 이어지면서 '장사는 잘 되느냐'고 묻는 것 자체가 민폐였다"며 "상인과 지역민의 근심 가득한 얼굴에 지금의 모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인들은 추석연휴 기간 의료대란으로 몸이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풍문이 널리 퍼진 탓에 지역민 상당수가 의료 정상화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아프면 안되는 추석, 이런 추석을 만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원망이 컸다"며 "날씨도 더운데 더 열불이 난다는 주민이 많았다"고 지역 민심을 대변했다.
광주·전남이 민주당 일색인 만큼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역 현안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양부남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서구을)은 "광주 지하철 공사가 지연되면서 교통체증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았다"며 "지하철 공사 장기화로 자영업자들 손해가 크다. 군공항 이전과 마륵동 탄약고 이전 문제도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광산갑)은 "윤석열 정부 탄핵이 언제 되느냐는 질문과 민생 회복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고, 같은 당 안도걸 의원(동남을)은 "서민경제가 바닥이다. 내수경기 부양 조치가 시급하다"고 민생을 진단했다.
[광주=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광주 종합버스터미널 광장에서 귀성객에게 추석명절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민주당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농도인 전남의 정치인들에게는 매년 반복되고 있는 쌀값 등 농축산물 가격 안정화가 올해도 화두였다.
서삼석 민주당 의원(영암·무안·신안)은 "폭염이 보름달도 녹일 기세에 주민 삶터도 시장도 모두 시들했다"며 "하지만 쌀값과 한우 가격이 안정되지 않은 지역 분위기는 폭염보다 더 뜨거웠다"고 성난 농심(農心)을 표현했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도 "농어촌 의료 공백 우려가 크고, 물가는 치솟는데 쌀값은 폭락하고 있어 농심이 타들어가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경기불황에 윤석열 정부를 질책하는 여론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독점구조의 정치지형이 지역발전을 더디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경기불황, 의료대란에다 대통령 지지율까지 더 떨어져 주민 우려가 컸다"며 "광주 국회의원 8명 모두 민주당이지만 현안 해결이나 예산 확보 면에서 내세울 게 없다. 민주당 안에서도 호남은 고립돼 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총선을 보면 이재명 대표 호위무사로 보여야 공천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역에서는 여야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1~2명 정도 배출해야 정치적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은 "전남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청년이 떠나가는 것에 정부는 물론 지역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많았다"며 "국립의과대학 설립, 광주 군공항 이전 및 민간공항 통합 등 지역 현안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한 비판이 컸다"고 밝혔다.
10월16일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도 지역에서는 관심사였다.
민주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영광과 곡성 모두 민주당 지지층이 많아 크게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 지역을 잘 아는 후보가 지역발전을 위한 맞춤형 공약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조국혁신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곡성과 영광 군민들이 어리둥절해 한다. 우리 군민들끼리만 치렀을 곡성, 영광군수 재선거가 이렇게 전국의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조국혁신당의 등장은 지역선거에 새로운 선택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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