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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 출시 효과"…주식시장까지 '들썩'

등록 2024.10.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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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비만약' 위고비 출시

품귀현상에 비만 테마株↑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재판매 및 DB 금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꿈의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품귀 현상을 빚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선 비만 테마주들이 들썩였다.

국내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 및 기술 이전을 활발히 진행하는 가운데 위고비 흥행 돌풍과 서로 맞물리면서 비만 치료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는 펩트론은 전 거래일 대비 24.68%(1만9300원) 급등한 9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펩트론은 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14개월 동안 장기지속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6거래일 만에 주가가 60% 넘게 급등했다.

이외에도 이날 나이벡(7.68%), 대원제약(6.43%), 한독(3.67%), 인벤티지랩(3.67%) 등 다른 비만 치료제 관련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나이벡은 최근 핵심 파이프라인 'NP-201'의 비만치료제 적응증 확대에 대한 연구 성과를 발표했고, 대원제약은 지난 3월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위고비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는 일부 병·의원 등에 위고비 공급을 개시했다. 쥴릭파마의 위고비 출하가격은 1펜(4주분) 당 37만2025원에 책정됐다.

다만 위고비는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겪은 약물인 만큼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쥴릭파마코리아의 주문 사이트 서버는 쏟아지는 위고비 주문에 한 차례 마비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위고비는 지난해 4월 식약처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나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출시가 1년 넘게 미뤄진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 대비 물량이 많지 않아, 2~3차 유통업체에서 원하는 만큼의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는 글로벌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의 비만체료제다. 국내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모델 킴 카다시안 등이 이 비만치료제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포도당 의존적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저해함으로써 허기를 지연시켜 체중 증가를 막는다. 임상 시험에서 위고비는 68주 투여 후 14.9%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국내 상륙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비만 치료제 개발 기업들에 대한 임상 진행 등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비만치료제 기업에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펩트론, 동아에스티, 디앤디파마텍, 삼천당제약, 인벤티지랩, 동국제약 등이 거론된다.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제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에는 신개념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을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유항양행과 인벤티지랩은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약효 지속 기간을 1개월까지 늘린 주사제 'IVL3021'을 당뇨병·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동국제약은 1회 투여로 2~3개월간 약효가 유지되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 치료제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장기지속성 주사제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가 비만치료제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DA-1726은 현재 글로벌 임상 1상 파트 1에서 안전성을 확인했고, 내년 1분기에는 파트2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비만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건강과 미용 관심 증대로 비만치료제 테마가 부상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 개발, 기술이전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벤트 발생 시 관련 기업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8월 발간한 '글로벌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는 2028년까지 연평균 48.4% 성장해 480억3000만 달러(한화 약 65조40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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