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효 단장 "Active Mosaic시스템·공유·개방이 교육 질 높여"[인터뷰]
스마트해양 모빌리티 융합전공, 9개 대학 23개 학과 참여…학생 250명
“학생에게 새 분야의 정확한 개념 만날 기회 주는 것이 대학의 미션”
[부산=뉴시스] 백재현 기자 = 정광효 부산지역혁신플랫폼(RIS) 친환경스마트선박사업단장이 선박 모형시험 확장현실(XR) 시물레이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0.16. [email protected]
부산공유대학(BITS)에서 스마트해양 모빌리티 융합전공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지역혁신플랫폼(RIS) 친환경스마트선박사업단의 정광효 단장(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은 지난 16일 벡스코 'OFFSHORE KOREA 2024' 전시회장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선박 시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정 단장의 말 속에는 탈탄소 전환이라는 패러다임적 변화에 따른 조선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도 숨어 있다.
문제는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기존 조선공학뿐만 아니라 화학, 기계, 전기, 컴퓨터공학 등 여러 분야가 융합돼야 하는데 대학에서는 아직 그런 인력을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를 만드는 현장에서는 이미 빠르게 융합되고 있지만 말이다.
이 같은 미스매치를 시급히 해결하고, 다가올 선박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설계·건조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친환경스마트선박사업단의 미션이다.
스마트해양 모빌리티 융합전공은 부산대학교를 중심대학으로 9개 대학 23개 학과가 참가하고 있고, 부산공유대학이 운영하는 4개 전공 과정 중 가장 많은 250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에너지 해상 저장·운송 ▲친환경 동력시스템 ▲자율운항 선박 모듈 ▲디지털 설계·생산 등 4개 트렉으로 공부하고 있다.
정 단장은 스마트해양 모빌리티 융합전공 교육 과정의 가장 큰 특징으로 ‘Active Mosaic’이라 부르는 독특한 시스템을 들었다. 쉽게 말해 각 교육과정을 1학점 단위로 쪼개서 필요한 부분만을 배우고, 가르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이다.
정 단장은 “기존 3학점 체제로는 학생들이 7과목(21학점) 이상을 듣기 힘들다. 이래서는 빠르고 다양한 기술 및 인력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 비록 학사 행정에 3배나 많은 힘이 들었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조사해보니 학생도 교수도 모두 액티브 모자이크 시스템에 크게 만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대학이 처음부터 완성된 기술인력을 회사에 줄 수는 없다”며 “완성된 기술은 회사에 가서 그 회사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대해 정확한 개념으로 만날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해양 모빌리티 융합전공 교육 과정의 또 다른 특징으로 정 단장은 ‘공유’를 들었다.
“부산대학에는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 길이 100m, 폭 8m, 깊이 5m에 달하는 예인수조가 있는데 그동안 부산대만 이용하던 것을 이제는 참여 대학 모두가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사업단에서는 이 시설을 혼합현실(XR)로 만들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국립해양대학교 앞 바다를 수업에 함께 이용하는 등 각 대학이 갖고 있는 시설과 노하우를 교육에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강과 함께 열리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한 교수와 학생들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강의의 효과를 높이는 수단이 되고 있다. 정 단장은 “공식 강의 평가와 별도로 채팅방에서 오가는 대화 속에서 다음 강의 때 보완할 사항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Active Mosaic라는 독특한 교육시스템, 공유, 개방 환경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학의 학생들에게도 좋은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정 단장의 숨은 계획이다.
그는 “부산대 조선공학과의 경우 조선업체들이 채용을 위해 직접 찾아오는데 시의 적절하고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타 대학 학생들에게도 이 같은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전국의 조선기자재 회사 70~80%가 부산에 있다. 학생들에게 추전해 주고 싶은 회사들이 많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 기업은 PBL(Project Based Learning) 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알리고, 필요한 경우 그 회사 이름을 딴 강의를 개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 회사와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정 단장은 귀띔했다.
”지난 2~3년간의 고민과 노력 끝에 기업과 대학이 학생과 기업에 맞는 아주 탄력성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부터 시행될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에서도 이들 성과가 잘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그는 말했다.
정 단장은 “참여 대학들이 하나의 도시에 속해 있어서 명실상부한 공유대학은 부산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현재는 학생들에게 약속한 내년 3월 모집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고 걱정스럽다”며 RISE체제로의 이행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기사는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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