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자, 월세가 뛰네"…서울 아파트 월세화 가속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 118…통계 작석 이후 최고치 기록
대규제 강화·전세 대출 이자 부담 상승…월세 수요 껑충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7일 서울 한 부동산에 아파트 월세 물건이 붙어 있다. 2024.05.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대출 문턱을 높이자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월세로 유입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또 최근 월세 수요가 증가하자 집주인들도 월세 호가를 올리면서 월세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수요자들이 매매나 전세 대신 월세시장으로 유입되는 ‘풍선효과’라는 지적이다.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전달 대비 0.9p 상승한 118.0을 기록했다. 이는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 역시 119.6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KB부동산의 월세지수 집계는 중형(전용면적 95.86m²) 이하 아파트가 대상이다.
또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8월 35.9%(1만7656건 중 6339건)에서 9월에는 41.9%(1만3470건 중 5644건)로 증가했다.
실제 강남권에선 월세가 급증한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84㎡)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175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앞서 지난 7월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90만원과 비교하면 약 2배가량 오른 금액이다. 또 같은 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94㎡)는 보증금 8억원에 월세 500만원에 계약됐다. 이는 전달 대비 1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또 월세가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도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11월 기준) 서울에서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 거래는 총 142건으로 집계됐다. 2000만원 넘는 월세 거래도 15건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월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됐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게다가 시중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과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것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월세 상승이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아파트 매매 대기 수요가 위축되고, 전세자금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세 대신 월세로 선회하는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월세가 상승하면 전셋값을 밀어 올리고, 결국 집값 상승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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