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유행어 '드뮤어', 올해의 단어 선정
딕셔너리닷컴, 올해의 단어로 'Demure' 선정
얌전하다는 의미…틱톡 영상 의해 급속 확산
올해의 단어 2위는 미국 대선때 유행한 'Brat'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지난 여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유행어가 된 '드뮤어'(Demure)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미국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은 드뮤어를 '2024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 단어는 올해 1월부터 8월 사이 온라인 상에서 사용량이 120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뮤어는 얌전한, 조용한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형용사다. 태도나 성격이 내성적인 사람, 단정한 사람, 겸손한 사람, 세심한 사람, 조심스러운 사람 등을 묘사할 때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어는 지난 8월 틱톡 크리에이터 줄스 르브론(@joolieannie)이 올린 '내가 직장에서 얌전하게 지내는 방법'(How to be demure at work)이라는 영상을 통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영상에서 르브론은 "내가 어떻게 출근하는지 보여주겠다. 매우 드뮤어하다"며 자신의 화장과 옷차림, 헤어스타일, 향수 등 출근룩을 선보였다. 하지만 단정하거나 얌전한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줬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드뮤어(Demure)'라는 단어를 온라인에 유행시킨 틱톡 크리에이터 줄스 르브론(왼쪽)이 지난 지난 8월19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한 모습. 2024.11.27
이 영상은 현재까지 970만회가 조회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틱톡에서 "매우 드뮤어하고, 매우 신중해(very demure, very mindful)"라는 르브론의 말은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틱톡 유저들 사이에서는 손으로 피자를 먹는 모습 등 드뮤어와 큰 관련이 없는 영상에 이 단어를 사용하는게 '밈'(meme)처럼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르브론이 트랜스젠더이고,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 있는 자기 표현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가 더해지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자신의 가치와 스타일링을 신중하게 표현하는 태도'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등으로 드뮤어의 의미를 재정의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올 하반기에는 '드뮤어 룩'이라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까지 등장했다.
딕셔너리닷컴은 "이 단어는 전통적으로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겸손한 사람을 묘사하는데 사용돼 왔지만, 직장이나 비행기 안 등에서의 세련되면서도 사려깊은 외모나 행동을 묘사하는 새로운 어법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모습이나 행동에 대해 관심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시점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딕셔너리닷컴은 매년 뉴스 제목, 소셜미디어 트렌드, 검색량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온·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의 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단어를 선정한다.
[서울=뉴시스] 찰리 XCX는 지난달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자신의 SNS에 '해리스는 브랫'이라는 글과 함께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찰리 XCX 인스타그램 갈무리) 2024.8.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드뮤어와 함께 1위 경쟁을 한 단어는 거의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브랫'(Brat)이었다. 이 단어 역시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브랫은 '버릇 없는 녀석'이란 뜻을 가진 단어다. 뮤지션 찰리 XCX가 지난 6월 발매한 앨범명에 이 단어를 사용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쿨한 여성을 묘사할 때 이 단어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서 이 단어의 사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찰리 XCS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해리스는 브랫"이라는 문구로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엑스(트위터)와 틱톡 등에서는 이 표현을 사용한 해리스 부통령 관련 게시물이 쏟아졌다. 브랫 앨범 커버의 연두색은 온라인 상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상징색처럼 사용될 정도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