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탓인가, 손발이 시리네"…쉽게 보면 안되는 이유
손발저림 심하다면 혈관계·신경계 문제 여부 진단 받아야
말초동맥질환 발견 시 생활습관 교청하고 약물치료 필요
[의왕=뉴시스] 정병혁 기자 = 28일 경기 의왕시 도깨비시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빙판길을 걷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매서운 찬바람과 함께 기온이 떨어지면서 손발이 시린 증상으로 일상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손발이 시린 증상은 흔히 '수족냉증'이라고 불려왔는데 혈관계 문제가 원인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레이노 증후군(Raynaud syndrome)을 들 수 있는데, 한랭이나 심한 심리적 스트레스에 의해 피부 색깔이 창백해졌다가 청색증을 보인 후 시간이 지나면 발적을 보이는 레이노 현상(Raynaud phenomenon)을 경험하기도 한다. 다만, 경한 경우나 한랭 자극이 심하지 않은 경우 피부색 변화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레이노 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세심한 병력 청취와 보조적인 검사를 통해 일차성(특발성)인지 이차성(다른 기저질환으로 인해 발생)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차성인 경우 기저질환을 찾아 근원적인 치료를 해야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 레이노 증후군과 유사하게 혈관연축(vasospasm)이 문제가 되는 플래머 증후군(Flammer syndrome)도 있다. 저혈압이 있는 마른 여성에서 호발하는데 정상압 녹내장 등의 안과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년기 이후에 수족냉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으로 인한 말초동맥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심한 말초동맥질환의 경우 비침습적 동맥경화검사로 진단되기도 하나 오래 걸을 때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하지혈관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시술이 필요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말초동맥질환이 발견된 경우 생활습관교정을 철저히 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 동맥경화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심뇌혈관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손발 시림의 두 번째 원인으로는 신경계 문제가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말초신경병을 들 수 있다. 말초신경계는 우리 몸의 신경계 중 중추신경계(뇌, 척수)를 제외한 나머지 신경계를 말한다. 말초신경계는 체내의 거의 모든 기관으로 구석구석 뻗어 기능의 조절에 관여한다. 말초신경병증은 이러한 신경이 손상되며 여러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말초신경병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손발 저림이다. 감각신경 기능이 저하된 경우, 손발의 감각이 둔해지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상처가 생겨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운동신경이 침범한 경우, 근육이 약해지고 힘이 빠지기도 한다. 신경이 손상되면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근육이 마비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실조증으로 인해서 걷거나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란병원 신경과 손성연 과장은 "손과 발의 시림이 심하다면 혈관계의 문제인지 신경계의 문제인지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올바른 치료 방향을 잡을 수 있다"며 "수족냉증은 원인이 매우 광범위한데, 이차성 원인이 의심되는 경우 여러 감별질환에 대하여 꼼꼼히 평가하고 치료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손성연 과장은 "말초동맥질환의 경우 동맥경화증이 심해지지 않도록 하고, 말초신경질환의 경우 신경손상을 방지하는 치료를 병행하면서 신경병성 통증에 대해서는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금주, 금연, 적절한 운동, 철저한 혈당관리를 한다면 말초동맥질환과 말초신경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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