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주춤해진 아파트 시장…재건축 단지만 '활발'
대출규제 강화된 9월 이후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 주도
9~11월 서울 일반 아파트 0.18% 상승…재건축 0.31%↑
압구정 현대, 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단지 최고가 경신
11월 경매 낙찰가율 상위 10위권 재건축이 '절반' 차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대출 규제가 강화된 9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재건축 단지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경매시장에서도 재건축 아파트는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출규제 강화가 본격화한 9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재건축 단지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첫째 주부터 11월 넷째 주까지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8% 상승에 그쳤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0.31% 올랐다.
특히 서울 주요 정비사업 단지 중 강남 지역 아파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최고가 거래 비중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남에서는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강남구 최고가 거래 건수는 78건으로 전월 대비 5.4%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압구정동 현대 5차 전용면적 82.23㎡는 지난 8월 44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 10월 들어 47억원(12일), 47억9800만원(24일)에 거래되며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고 70층 이내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는 11월에만 13건이 거래됐다. 전용 76.5㎡는 9월 27억6900만원에 매매됐는데 11월에는 2억원가량 오른 29억7700만원에 손바뀜 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경매시장에서도 재건축 단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위권에는 재건축 아파트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현대건설로 시공사를 확정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전용 69㎡는 지난달 14일 열린 경매에 32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22억4000만원)보다 높은 33억2600만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148%) 1위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 전용 151㎡ 경매에도 9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보다 높은 63억73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7단지 전용 73㎡도 지난달 경매에서 감정가(24억4000만원)보다 높은 26억7800만원에 낙찰됐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지자체의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래가치와 희소성을 갖춘 재건축 추진 단지에 대출의존도가 낮은 자산가들이 적극적으로 매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금리와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매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지만, 서울 상급지 내 정비사업 추진단지의 몸값은 연일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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