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 양극화…'재건축' 대 '실거주'
낙찰가율 하락세 속 강남 재건축·경인 소형 아파트 인기
계엄사태 이후 위축 가능성↑ "강남 고가낙찰 감소할 듯"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사진은 8일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2024.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가면서 수도권 경매시장도 투자 목적의 고가 재건축 아파트와 실거주 목적의 소형 아파트로의 수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11월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울의 낙찰가율은 94.9%로 전월(97.0%)과 비교해 2.1%포인트(p) 떨어졌고, 경기도 낙찰가율은 0.3%p, 인천 낙찰가율은 1.3%p 내린 87.1%, 78.5%로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며 집값 선행 지표인 낙찰가율도 주춤한 모양새다. 지난달 경매에 넘겨지는 물건도 인천이 350건으로 올해 기준 가장 많았고, 경기도는 747건으로 저번달(809건)보다 소폭 줄었지만 올 들어 두 번째로 많은 물건이 경매에 나왔다.
다만 서울의 경우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여전히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고가 낙찰이 이어지며 낙찰가율을 떠받치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06동 전용면적 151㎡는 감정가 43억6700만원의 146%인 63억7367만원에 팔렸다. 신반포 110동 전용 69㎡도 32명이 경매에 참여해 33억2690만원에 낙찰되며 11월 최고 낙찰가율(148.5%)을 기록했다.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이 확정된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아파트 전용 152㎡도 감정가의 110.1%인 37억1999만여원에 낙찰되며 서울 평균 낙찰가율을 상회했다.
상대적으로 낙찰가율 하락세를 보이는 경인지역에서는 교통 입지 등 거주 여건이 좋은 소형 아파트에 입찰자가 몰리는 모습이다.
경기 부천 원미구 중동 금강마을 전용 43㎡는 45명이 입찰에 참여해 11월 전국 응찰자수 1위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감정가(3억3500만원)의 106.0%인 3억55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단지는 7호선 부천시청역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공원과 상업시설이 가깝다. 경매가 한 차례 유찰되며 최저가격이 주변 전세까지 내려오자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며 입찰자가 늘어났다.
인천 중구 중산동 인천영종한양수자인 전용 60㎡도 응찰자 26명을 기록하며 감정가의 116.5%인 2억6100만원에 매각됐다.
다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부결로 정국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이어지던 거래마저 쪼그라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 10일 '제10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를 열고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재건축 재개발사업 촉진 특례법' 등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 정부의 재건축 활성화 대책도 동력을 잃을 수 있는 탓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출 규제에 정권 교체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권은 타지역에 비해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재건축 진행이 지지부진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경매시장에서도 강남권 고가 낙찰 사례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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