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추·예산 삭감에도 '대왕고래' 닻 올린다…시추선 오늘 출항
이르면 17일 부산항 출항…20일 구멍 뚫기 시작
전액 삭감 예산은…"불요불급한 사업 줄이겠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 업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 영도구 외항에 정박하고 있다. 길이 228m, 폭 42m, 높이 19m 규모인 웨스트 카펠라호는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한 뒤 이달 중순 시추 해역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시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선이 자원부국의 꿈을 안고 닻을 올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 절차가 시작되고, 내년도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됐지만 시추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부산항에 입항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는 이르면 이날 출항할 예정이다.
시추 지역인 경북 포항 영일만 해역에서 시추를 위한 구멍을 뚫는 작업은 오는 20일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까지 시추공을 뚫은 후 암석 시료를 확보해 해당 좌표의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시료를 확보하는 데에는 2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날씨 등에 따라 구체적인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현재 계획상으로는 20일께 구멍을 뚫는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직접 개발 의지를 피력할 만큼 현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꼽힌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서울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2.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윤석열표' 정책으로 꼽히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사업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권에 의해 전액 삭감된 예산 역시 문제다.
야권은 지난 10일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유전개발사업출자 예산 505억원 중 대왕고래 프로젝트 몫인 49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1차공 시추에는 1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절반은 자체 예산을 통해 확보하고 나머지 절반에 해당하는 497억원은 정부 출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는데 정부 출자금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정부는 외부 투자 없이 석유공사가 자체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채 한도가 여유롭다는 점을 감안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석유공사는 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국이 빠르게 해결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받을 수도 있지만 석유공사는 우선 자체 예산을 절감해 사업 비용을 최대한 확충할 방침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석유공사 1년 예산이 약 5조원 수준"이라며 "불요불급한 사업을 최대한 줄이는 등 자체 재원을 통해 관련 비용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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