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청년들 등친 17억 전세사기…40대 임대인 징역 7년
[부산=뉴시스] 부산지법 동부지원.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부산에서 청년들을 상대로 17억원 상당의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임대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이창민 판사는 18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9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 이후 A씨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도산 상태에 이르렀으므로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이 판사는 "A씨는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 별다른 수입이나 재산이 없었다"며 "A씨는 또 이 사건 오피스텔 임대 수익만으로는 매월 1500만원 상당의 근저당권 피담보 채무의 이자도 감당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10억원 이상의 개인 채무가 있어 임대차 보증금을 자신의 채무 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만 있었을 뿐 근저당권의 채무 원금을 변제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오피스텔에 관한 경매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상당했다"며 "특히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임대차 보증금의 대부분을 개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소비했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A씨가 보증금을 정상적으로 반환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임대차 계약 체결과 보증금 교부라는 처분 행위를 유발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A씨의 양형에 대해 "피해자 17명의 임대차 보증금 17억4500만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전세사기 범행으로서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해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A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밖에 나타난 양형 조건들과 다른 전세사기 사건의 판결 선고 사례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보증금 17억4500만원을 임차인들에게 제때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가 소유한 수영구의 오피스텔 건물 실거래가는 48억~53억원으로 감정됐지만 A씨는 건물을 담보로 52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받아 경매가 진행될 경우 임차인들에게 정상적인 보증금 반환이 어려웠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임차인들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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