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급속 방전? 멈춰!" 전기차 단점 잡을 '금속섬유천 발열체' 나왔다
이동윤 박사팀, 고효율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개발
차량 온돌형난방 실현 최적…반도체 등 제조적용 가능
[창원=뉴시스]겨울철 전기차의 온돌형 난방 실현이 가능한 고효율 고유연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개발에 성공한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동윤 박사(가운데)와 연구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10.14. photo@newsis.com
흔히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고 차량 실내온도 조절에 따른 에너지소비도 많아 전기차의 전비(㎾h당 주행거리)가 나빠진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영하 7도에서 전기차 전비가 34% 떨어졌고, 주행거리도 상온(영상 24도)과 비교해 57%나 줄어든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내연 기관차는 엔진 폐열을 열원으로 활용해 난방 등 실내온도 조절을 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폐열이 부족해 히터 등을 위한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는 곧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졌다.
이를 위해 많은 연구진이 전기차의 전기장치에서 발생해 낭비되는 열(일반적으로 전기차의 동력 전달 과정에서 전기에너지 중 약 20%가 열 에너지로 사라짐)을 관리 및 활용함으로써 전비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굴지의 자동차그룹이 전통 온돌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목표로 제시한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전기를 받으면 열을 내는 발열체를 차량 실내면적에 적용해 전기차의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기존 난방 방식 대비 적정 온도 도달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줄이면서 보온 효과는 더 오래 가는 시스템으로, 동절기 전기차의 주행거리 단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발열체로는 '과전류보호소자(PTC)'가 사용되는데 빠른 난방과 자체 온도조절 기능에 따른 과열 방지, 소형화·저소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피가 크고 무겁고, 높은 전력을 소비하는 단점 때문에 전기차 적용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KERI) 이동윤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전기차 내장재로 적용한 이미지와 발열체 디자인.(그림=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1.14.photo@newsis.com
이에 KERI 이동윤 박사팀은 과거 옷감형 태양전지, 발열의류 기술을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해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실을 가로와 세로로 엮어내 천을 짜는 직조기(베틀)에서 시작한다.
높은 열전도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50㎛(머리카락 굵기 절반 이하 수준)의 아주 가느다란 스테인리스강 미세 와이어(SUS316L)를 제직하여 금속섬유천을 만들었고, 여기에 발열체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절연층 및 전극 구성 등 세부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하여 전기를 흘리면 금속이 가진 내부저항에 의해 최대 500도까지 발열이 일어나는 구조다.
금속섬유천은 선(line)이 아닌 넓은 면(space)의 형태를 가졌기에 온열 기능에서 고른 온도 분포를 보이고, 유연성도 뛰어나 차량 내부 곡면 어디에도 손쉽게 부착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양의 전기를 발열체에 흘렸을 때 기존 열선 방식 대비 금속섬유천이 10~30% 높은 발열 성능을 보이는 등 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한 것으로 확인했다.
무엇보다 섬유천의 특성상 사용 중에 단선이나 부분 손상이 발생해도 성능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발열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많은 장점으로 KERI의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는 전기차의 온돌형 바닥 난방을 실현할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창원=뉴시스]한국전기연구원(KERI) 이동윤(오른쪽) 박사가 동료 연구원과 고효율 고유연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2025.01.14.photo@newsis.com
특히 반도체 생산장비 및 화학플랜트 배관, 기계 발열장치 등 제조업과 안마의자, 전기담요, 레저용 난방기 등 생활용, 의료용, 군용 등 균일한 발열이 필요한 다수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전방위 적용 기술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이들 분야의 기업들이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활용하면 10~30%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ERI 이동윤 박사는 "금속섬유는 실과 달리 뻣뻣하여 직조가 매우 어려웠는데, 직물 생산·가공 업체인 ㈜송이실업과 협업하여 오랜 노력 끝에 금속섬유 전용 직조기, 그리고 제직 패턴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속섬유만으로 면 형태의 발열체를 제작한 건 세계 최초이며, 우리의 성과를 통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범국가적 탄소중립 실현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ERI는 관련 기술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국내 최정상 반도체 대기업을 대상으로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표준화 테스트까지 통과하는 등 성능 검증을 마쳤다.
현재 5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고, 추가로 전기차와 반도체 등 관련 수요 기업을 발굴해 시제품 제작 및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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