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수요 침체'…또 삼성·SK 감산 나설까?
美 마이크론, 낸드 웨이퍼 투입량 15%가량 줄여
성장 이끌던 기업용 낸드 시장도 침체 가능성 제기
고성능·고용량 제품으로 업황 부진 상쇄할지 관심
[서울=뉴시스]삼성전자 SSD 'BM1743'.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5.01.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성장을 이끌던 기업용 낸드마저 불확실성이 커졌다. 마이크론 등 하위권 업체가 선제적인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생산량 조정에 나설 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지난해 2025 회계연도 기준 1분기(9~1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중반으로 줄이는 감산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 제품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는 비휘발성 메모리 제품으로, 각종 전자기기에 데이터 저장 장치로 활용된다.
기술 문턱이 낮은 구형 제품 위주로 중국 업체들의 할인 공세가 거세다는 점도 업황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그동안 낸드 업황 회복을 이끌던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에는 AI 연산과 추론을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외에도, 생성된 데이터를 저장하고 빠르게 불러올 수 있는 데이터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저장장치 시장에선 여전히 값이 저렴한 하드디스크(HDD)를 사용한 경우도 많아 eSSD가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향 eSSD 수요가 단기적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eSSD 제품 가격이 올해 1분기 5~1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마이크론의 선제적인 감산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열리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낸드 업황 전망과 생산 전략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는 18일 서버나 고성능 워크스테이션(Workstation)에서 사용되는 2.5형 SSD인 'PS1012 U.2’ 61TB(테라바이트)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SSD는 전원이 차단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 만드는 데이터 저장장치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메모리 반도체는 한번 생산을 줄이면 회복까지 시간이 수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감산은 '극약처방'으로 통한다.
마이크론의 경우 업계 4위 업체로 기업용 낸드보다 소비자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업황 부진의 충격이 더 클 수 있어 불가피하게 선제적 감산에 나섰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eSSD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업황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공정 전환을 통한 일종의 '기술적 감산'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신중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낸드 제품은 셀을 수직을 쌓는 방식으로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데, 6세대(128단) 제품에서 8, 9세대(230~300단) 제품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생산능력 손실은 2배 이상으로 전해졌다.
공정 단계가 늘고, 공정 변화로 인해 자연적인 생산량 감소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낸드 업계 3위인 일본 키오시아도 차세대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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