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앞 집회 장기화에 "매출 반토막"…한남동 상인들 울상
"매출 줄면 인건비 걱정…해고도 고려"
"집회 때문에 길 막혀 못 오는 손님도"
용산구청, 전담 대책반 꾸려 민원 대응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4일 오후 뉴시스 취재진이 만난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2025.01.13. kgb@newsis.com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브런치 카페 매니저 A씨는 최근 매출 감소로 인한 고민을 털어놨다. 한 달 넘게 진행되는 집회에 소음, 교통 체증 문제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긴 탓이다.
14일 오후 뉴시스 취재진이 만난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집회 소음을 가장 큰 매출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관저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시위하는 분들이 많이 오고 일반 손님이나 단골이 싹 안 온다"며 "동네 분위기나 가게 이미지 때문에 원래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한남동 주민이기도 하다는 그는 "소음으로 인한 극도의 스트레스와 신경과민으로 밤에 잠도 잘 안 온다"며 "전광훈이 바로 앞에서 예배하면 소리가 너무 신경 긁게 울려 퍼져서 주민들까지 고통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위대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모든 걸 압도한다고 착각하는데 그건 아니다"며 "오늘내일 안으로 (체포영장 집행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 달 넘게 진행되는 집회에 소음, 교통 체증 문제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사진은 눈이 내리는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 시민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 2025.01.13. yesphoto@newsis.com
C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집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26일 한남동에 갤러리를 열었다. 그는 "바로 옆에서 집회를 하니까 시끄러워서 손님이 안 온다"며 "우리는 매일 파는 음식과 다르겠지만 우리도 영향이 있는데 매일 오는 상가는 어떻겠냐"고 말했다.
현재 한남동 일대는 탄핵, 체포 단어를 넣어 개사한 노랫소리, 집회 발언 등 마이크 소리로 뒤덮였다.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가고, 일부 참석자들은 시민들을 향해 화를 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오후 10시께에는 탄핵 찬성 집회 측 난방버스에 타 있던 한 중년 남성이 창문을 열고 정류장에 서 있는 시민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길을 안내하던 교통경찰이 다가가 제지하자 그는 창문을 닫았다.
이날 오전 9시께에는 우파 유튜버와 좌파 유튜버가 관저 정문 앞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한 유튜버가 험한 말을 하며 소리 지르자, 다른 유튜버가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오후 4시46분께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가 각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석열을 비방하면서 말싸움을 벌였다. 앞서 오후 4시30분께에 한 유튜버가 메가폰으로 노래를 틀었다가 경찰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로 인해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2025.01.14. bjko@newsis.com
이어 "예약 시간 넘어서 지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주말 방문객이 100명 정도면 2인 1팀에 지각이 5팀이나 된다"며 "집회가 장기화하면 상권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 기준 한남오거리에서 북한남삼거리 방향 한남대로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3.7㎞로 정체되고 있다.
용산구청은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 관련 구민 불편 해소를 위한 전담 대책반(태스크포스)을 구성했다.
순찰하면서 파악한 집회 소음 상황을 용산경찰서에 알리고, 120 응답소나 유선 민원이 들어오면 이를 전달한다. 한남대로에 정차하는 버스가 도로 통제로 무정차할 때를 대비해 버스정류소에는 안내문을 붙였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여러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TF를 구성해서 수시로 회의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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