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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자체 '계엄 특검법' 당론 발의하기로…"최악보다 차악 선택"(종합)

등록 2025.01.16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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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내란 특검법' 맞서 자체 특검안 발의키로

야 '외환죄' 삭제…대법원장 특검 추천 방식

윤 체포영장 집행에 특검법 발의 찬반 팽팽

"야 특검 막는 고육지책" "정쟁 특검법 무용"

내일 발의 예정…"야, 협상 마다할 이유 없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밝히던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2025.01.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밝히던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2025.01.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한은진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이 16일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특검법'에 맞서 '계엄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후 자체 특검법 발의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렸지만, 당 지도부 방침에 따라 의원 전원이 당론 발의에 최종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특검법안에 대해 108명 이름 전원으로 당론 발의하기로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의 특검법안은 다분히 친북적이고 우리 헌법 이념이나 가치에 맞지 않는 외환 유치죄를 넣었기 때문에 받을 수가 없다"며 "저희가 꼭 필요한 부분만 담아서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검사 도입은 기존 수사기관이 수사를 해태하거나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경우에만 도입해야 한다"며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경쟁적으로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검사 도입은 사실상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위헌적이고 독소적인 조항이 가득 담긴 특검법안을 발의했고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최악의 법보다는 차악이 낫다는 생각에서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기로 했고 의원들께서 동의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오는 17일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처리를 강행할 경우, 당내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정상적인 대북 정책과 군사 활동을 마치 범죄행위처럼 묘사한 '외환 유치죄'가 들어간 민주당 특검법에 우리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자체 특검법 발의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전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된 이후, 자체 특검법 발의에 반대와 우려 의견을 표하는 의원들이 많았다고 한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뉴시스에 "이미 대통령이 체포되고 강제수사를 하는 와중에 특검법을 한다는 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민주당의 정치적인 의도에 우리가 부화뇌동하고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끝까지 (특검법 발의에) 반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특검은 법의 영역을 넘어선 정치 특검이고 야당의 선전·선동 도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답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다"며 "저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했지만, 헌법 77조에 따르면 전시·사변과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일 때 비상계엄을 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 "만약 이재명 대표에게 이런 식으로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민주당 지도부가 드러누울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대통령 영장 집행이 불법으로 점철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공수처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든지, 수사권을 중앙지검으로 이첩해야 한다고 하든지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의원도 "저희가 지금 특검법을 발의하는 게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저희가 발의하는 특검법의 수사 대상은 대통령만 남는데, 이미 모든 수사가 많이 진행됐고 대통령께서 체포되셨기 때문에 특검법안을 별개로 발의하는 것이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권영진 의원은 "민주당 특검법은 비상계엄의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 정략적 의도가 너무나 분명하다"면서도 "정말 반대만 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자체 특검법을 발의해서 막을 것이냐의 선택의 문제다. 독소 조항을 걷어낸 특검법을 발의해서라도 민주당의 무도한 특검법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발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이어지자 "특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 저라고 친구인 대통령을 특검하고 싶겠나"라며 "그렇지만 (자체 법안 발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이날 모두발언에서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은 저의 오랜 친구"라며 "독이 든 잔을 마시는 심정이지만, 당의 미래를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며 목이 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강명구 의원도 의원총회 도중 눈물을 훔쳤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1.16. suncho21@newsis.com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찬반 의견이 갈린 것과 관련, 기자들에게 "(반대는) 특검 자체가 무용하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신 것"이라며 "우리 당 의원 대부분이 특검을 원치 않지만, 위헌적이고 독소조항이 가득한 민주당의 특검법안을 막아야 한다는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야당과의 특검법 협상을 두고는 "일단 우리 안을 마련하고 제출하기로 당의 의견을 모았다"며 "(민주당이) 우리 안이 발의되고 협상할 의지가 있다면 협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발의하는 '계엄 특검법'은 야당 특검법안에서 내란 선전·선동죄와 외환죄를 제외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야당 안에 명시된 11개 수사 혐의를 국회의사당·중앙선거관리위원회 마비 및 정치인 체포·구금 의혹 등 5개 혐의로 축소했다.

특검의 수사 기간과 인원 역시 '상설특검' 규정을 따르면서 대폭 축소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외의 사건 관련자가 모두 구속·기소돼 재판 중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사 대상이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검 후보는 대법원장이 3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당초 법원행정처장과 법학교수회장 등 다수가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을 고려했지만, 야당과의 협상을 위해 '대법원장 추천' 방식의 특검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원들에게 '전사가 되라'고 말했다는 보도와 관련 "완전히 와전된 것"이라며 "만에 하나 대선이 있을 경우 선거에 들어가면 효과가 없으니 지금부터 대 민주, 대 이재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gold@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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