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라도 줄여야"…서울 외곽 가는 대형 건설사들[건설업 위기]②
DL이앤씨 마곡, SK에코플랜트 양평동으로
HDC현산·한화 복합개발 사업지 이전 검토
경기 악화에 임대료 절감·재무건전성 확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설 연휴가 끝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1.31.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31/NISI20250131_0020678358_web.jpg?rnd=20250131092941)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설 연휴가 끝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5.01.3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도심에 자리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속속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길어지는 건설경기 침체 속에 비용 절감부터 핵심 프로젝트에 대한 전력투구 등 다양한 의도로 본사를 옮기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종로구 디타워 돈의문에서 강서구 마곡지구 '원그로브'로 사옥을 이전하기로 했다.
올해 말로 디타워 돈의문 임대차 기간이 끝나지만 더 연장하지 않고 마곡으로 옮기기로 한 것이다. 지주사인 DL그룹도 지난해 11월 디타워 돈의문을 NH농협리츠운용에 8953억원에 매각했다. DL이앤씨 외에 다른 계열사들은 종로구 수송동 사옥으로 옮길 예정이다.
원그로브는 지난해 9월 준공한 초대형 업무·상업 복합시설이다. 전체 연면적은 축구장 3개 규모인 약 46만3204㎡, 오피스 면적은 31만3243㎡로 지하 7층~지상 11층 4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SK에코플랜트도 현재 종로구 수송동 사옥을 떠나 영등포구 양평동으로 본사를 옮긴다. 새로 자리 잡을 사옥은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 건물로, 시행사인 LB자산운용과 임차기간 5년을 포함한 선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사옥을 옮기는 것은 건설 불경기가 길어지자 고정비 지출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부진을 기록한 상태다. 매출액도 2조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866억원) 대비 18.6% 감소했다.
도심 오피스 임대료 상승도 한몫을 하고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의 '2024년 4분기 오피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A급 오피스 빌딩 임대료는 전 분기 대비 1.1%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은 3.5%였다.
실제 같은 기간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도 전 분기 대비 0.4%p 오른 3.5%로 나타났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는 "지나치게 상승한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재계약을 앞둔 기업들이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이전계획을 세우면서 공실률은 상승하고 임대료 상승률은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가 직접 짓는 사업지로 사옥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본사를 기존 용산역 아이파크몰에서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지로 옮길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 약 15만㎡의 철도시설 부지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복합개발 사업이다.
한화 건설부문이 대규모 마이스(MICE, 회의·인센티브 여행·컨벤션·전시) 시설을 짓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지도 현재 서울역사에 입주한 한화 계열사 등의 본사 이전이 예상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봉래동2가 일대에 MICE 시설과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이 결합한 대규모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터였던 철도 유휴부지에 연면적 약 34만㎡, 지하 6층~최고 지상 39층 규모의 건물 5개 동이 들어선다. 준공 예상 시점은 2028년이다.
이런 가운데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임대료가 낮은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 동향 브리핑을 통해 "건설기업은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해 재무적 리스크의 적극적인 대응 등 내실경영체제의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기술, 인력, 재무 등 핵심 경영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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