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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힘든데" 전남 첫 구제역에 봄축제-수출 비상

등록 2025.03.16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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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왕인문화축제 등 심리적 악영향 등 우려

전남산 소고기 홍콩 수출길 최소 1년 간 막혀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영암=뉴시스] 김혜인 기자 = 전남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14일 오전 영암군 도포면의 한 구제역 발생 소 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5.03.14. hyein0342@newsis.com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에서 사상 첫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봄 축제와 수출길에 때 아닌 비상이 걸렸다.

경기 침체 속에 봄 축제는 '북극 한파'에 이은 꽃샘 추위로, 수출은 한우가격 하락과 사료비 상승에 이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수입 개방 압력으로 가뜩이나 힘겨운 상황에서 1급 전염병까지 터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전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군 도포면의 한 한우 사육농가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한 이후 15일 인근 농장 5곳(3곳은 가족농장)에서 감염 사례가 추가 발생했다.

최초 발생 농가로부터 1차 방역대인 3㎞ 이내에는 백신접종이 100% 완료됐으나 영암군 전역과 위기경보 단계가 '관심'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강진, 나주, 목포, 무안, 장흥, 해남, 화순 등 인근 7개 시·군까지 완료되려면 최소 1주일, 항체형성까지 감안하면 이달말까지가 '방역 골든타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3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구제역도 최초 발생일로부터 안정화 시점까지 2∼3주 가량 소요됐다.



이에 따라 전남 곳곳에서 열릴 예정인 봄 축제에 구제역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된다.

전남에선 광양 매화축제(3월7~16일)를 비롯해 구례 산수유꽃축제(3월15~23일),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3월29~4월1일), 영암 왕인문화축제(3월29~4월 6일) 등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4~5월에는 함평 나비축제, 보성 다향대축제, 곡성 장미축제 등 전남의 자연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축제가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교통·주차·숙박 등 관광객 편의를 위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전 관리도 대폭 강화했으나 예상치 못한 구제역 파동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2월 한파로 개화가 늦어지면서 축제시기도 늦췄는데 구제역에 주말 꽃샘추위까지 겹쳐 고민"이라며 "관광객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발걸음이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출길도 막혔다. 현재 한우 수출을 위해 수출검역조건이 타결된 국가는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5개국이다.

전남에서는 호남 최대 시설을 갖춘 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도축된 소가 홍콩으로 수출돼 왔으나 구제역 발생 직후부터 소 도축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당장 3월 말 1t 가량이 선적될 예정이었으나, 수출 중지 조치로 어렵게 됐다.

1일 소 200마리, 돼지 1800마리 도축이 가능한 나주축산물공판장은 노후 시설 현대화와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지난해 하반기 홍콩 수출을 재개했으나 1년도 안돼 난관에 봉착했다.

사육마릿수 증가로 한우가격이 떨어지고 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 국제곡물가 상승과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사료값마저 오르면서 농가들이 힘겨워하는 가운데 미국발 소고기 수입 개방 압력까지 겹친 와중에 수출 중단 악재까지 더해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출업체 한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구제역 종료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수출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한우시장이 더욱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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