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만 쏙 뺀다"…'근육손실 방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
GLP1, 감량의 최대 40%가 근육 감소
릴리·한미·디앤디·지놈 등 개발 추진
![[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1월 9일 한 남성이 줄자를 이용해 허리둘레를 재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5.01.15.](https://img1.newsis.com/2025/01/15/NISI20250115_0000028543_web.jpg?rnd=20250115175649)
[AP/뉴시스]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1월 9일 한 남성이 줄자를 이용해 허리둘레를 재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2025.01.15.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국내·외 제약기업들이 근육량 감소를 막으면서 지방만 빼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 일라이 릴리, 디앤디파마텍, 지놈앤컴퍼니 등은 이 같은 방향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비만 치료 시장을 강타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기반 비만치료제는 15~20%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지만, 감량 체중의 최대 40% 수준의 근육 손실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다.
한미약품은 체중 감량과 근육 증가를 동시에 실현하는 비만치료제 'HM17321'을 개발 중이다. HM17321은 GLP-1 같은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타깃해 지방만 선택적으로 감량하면서 동시에 근육은 늘리도록 설계됐다.
작년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발표된 비임상 연구 결과, 비만의 동물 모델에게 HM17321를 투약했더니 GLP-1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제지방량(lean mass)과 근육량이 늘어났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지난 19일 '뉴시스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비임상 연구 결과, 위고비와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내면서도 근육은 오히려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라며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을 많이 빼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빼는가가 더 중요해졌다"며 "펩타이드 기반의 HM17321은 체중 감량의 질을 높이는 물질로, 단독요법 뿐 아니라 기존 치료제와의 병용요법에서도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체중감량 효력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젭바운드'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미국 일라이 릴리도 M&A를 통해 근육 감소를 막는 물질을 보유했다.
릴리는 지난 2023년 '비마그루맙'을 개발 중인 버사니스 바이오(Versanis Bio)를 19억3000만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비마그루맙은 임상 2상에서 단독 또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해 평가되고 있다. 인크레틴과 비마그루맙을 병용하면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지방량을 더 줄일 것으로 기대받는다.
비마그루맙은 지방 세포와 근육 세포 모두에서 발견되는 액티빈 수용체인 '액티빈 2형'을 표적 삼아 비만을 퇴치하는 항체 물질이다. 이 수용체를 통한 액티빈 신호전달이 내장 지방 축적을 촉진하고 근육 성장을 억제한다. 해당 임상연구는 액티빈 신호 전달을 차단해, 근육량 증가를 촉진하고 지방 줄이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GLP-1 전문 기업 디앤디파마텍이 근육 손실을 막으면서 지방을 줄이는 펩타이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초기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지놈앤컴퍼니도 근 손실 막으며 지방 줄이는 신약 개발에 나섰다. 초기 단계 연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GLP-1 비만약이 이미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후발 기업은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써 근 손실을 막는 비만치료제 개발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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