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다시 만나요’" 故 박현우 기장, 눈물 속 발인
지난 26일 경북 의성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해 순직
![[김포=뉴시스] 김동영 기자 = 29일 오전 김포 경기 김포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서 경북 의성산불 진화 작업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故) 박현우(73) 기장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5.03.29. dy01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29/NISI20250329_0001804212_web.jpg?rnd=20250329121137)
[김포=뉴시스] 김동영 기자 = 29일 오전 김포 경기 김포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서 경북 의성산불 진화 작업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故) 박현우(73) 기장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2025.03.29. dy0121@newsis.com
[김포=뉴시스] 김동영 기자 = "그동안 가족을 위해 궂은 일 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나중에 천국에서 만납시다."
29일 오전 11시30분께 경기 김포뉴고려병원 장례식장. 산불 진화 임무 중 순직한 故 박현우(73) 기장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박 기장은 가족과 동료, 수많은 이들의 눈물 속에 마지막 길을 떠났다.
하늘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그는, 이제 하늘로 돌아갔다.
발인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군 관계자, 교회 지인, 생전 그와 함께 비행했던 동료 조종사 등 20여 명이 함께했다.
장례식장에는 먹먹한 침묵과 울음이 번갈아 감돌았다. 박 기장이 담긴 관이 안치실에서 나와 운구차로 향하자 아내 장광자(71·여)씨와 유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훔쳤다.
영장사진을 든 박 기장의 아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장광자씨는 그동안 가족을 위해 궂은 일 마다하지 않던 남편을 떠올리며 "그동안 수고 많았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면서 "가족들과의 추억을 간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게. 훗날 천국에서 다시 보자"고 했다.
박 기장과 3~40년 지기였던 신상범(73)씨는 박 기장을 '성실의 아이콘'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그동안 산불과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마다하지 않고 수고했다"며 "지상에서는 안타깝게 생을 다했지만, 하늘에서 하나님께서 잘 맞이해줘 편히 쉴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기장은 지난 26일 낮 12시54분께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헬기를 타고 산불을 진화하다 추락해 순직했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에서 의성산불 진화작업을 위해 지원한 S76 중형 헬기다. 당시 헬기 탑승자는 박 기장 1명 뿐 이었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 헬기에서 블랙박스 등 관련 장비를 수거해 정밀 분석을 진행 중이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는 공무 수행 중 숨진 순직자로 예우돼 국립이천호국원에 안장된다.
박 기장은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육군항공대에서 비행을 시작했다. 이후 민간항공사에 취업했다. 고인은 40여 년 간 비행 경 방재, 구조, 시추 지원 등 묵묵히 하늘을 지켜왔다.
2022년 울진 산불 당시에도 헬기를 몰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아냈고, 같은 해 5월 경북·강원산불 진화 유공자로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늘 조용하고 겸손했다. "나는 비행이 제일 좋다"며 일터로 향하던 그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날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2명 추가됐다. 이에 따라 경북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26명으로 늘었다.
이번 경북 산불로 인한 지역별 사망자는 의성 1명(박현우 기장),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7명, 영덕 9명 등 총 26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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