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총, 배당정책에 분할 '찬성' 기우나
LG화학 배당정책에 운용업계 '긍정적' 평가
의결권 자문사도 '찬성' 가까운 리포트 제시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LG화학이 공시한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검토 중이다. 국민연금은 LG화학 의결권 행사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넘기지 않고 직접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9일 현재 LG화학 지분을 10.28% 보유하고 있다.
◇"LG화학 배당 예상치 넘겨"…펀드매니저들 '긍정' 평가
이번 배당 계획이 기존 주주들의 물적분할 할인율 산정치를 웃돌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운용사를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은 LG화학의 배당정책을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13일 장 마감 이후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 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시가총액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높은 배당 정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이 유지돼야 추후 상장할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자본조달 금액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국내주식 펀드매니저는 "배당금액이 캐펙스(CAPEX) 대비 상당할 정도"라며 "일단 시가총액을 유지해야 분할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추후 LG에너지솔루션의 자본 조달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LG화학 차입금 부담이 적은 편은 아니라서 신용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본확충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약간은 무리를 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LG화학이 '회사의 자본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주주들에게 알려 당장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알린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내막을 알 순 없으나 배당 계획 등으로 볼 때 물적분할에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이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을 공시함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의결권 자문사의 분석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태다. 자문사들은 안건을 바탕으로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승인 후 주총 전 보고서를 내게 된다.
한 의결권자문사는 이미 안건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담은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는 LG화학의 배당 계획이 공시되기 전 작성된 것으로 배당 계획을 반영하면 사실상 찬성에 가까운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14일 'LG화학,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 관련 이슈 점검' 보고서에서 "기업의 장기 성장가치를 고려하면 물적분할에 따른 기업공개의 정당성도 상대적으로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그러나 물적분할 후 기업공개에 따른 존속법인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에 대한 보완책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에서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있는 존속법인 주주의 주주권익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면서 "보유 중인 자기주식 중 소각과 같은 처분이 가능한 자기주식에 대한 주주환원도 필요한 방안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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