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韓 초격차' 수소연료전지 기술 유출 막는다…국가핵심기술 지정

등록 2022.08.04 06:00:00수정 2022.08.04 06:51: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산업부, '국가핵심기술 지정 고시 개정안' 행정예고

지정 기술 13개 분야 75건으로 늘어…일몰 신설돼

기술·경제 가치 높아 선정…매각 시 정부 승인 필요

전문가 "수소 굴기 中도 확보 노력…경각심 가져야"

[완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2021.12.22. photo1006@newsis.com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완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2021.12.22.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정부가 수소연료전지(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배터리) 관련 2개 기술을 신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고 해외 유출 방지·보호에 나섰다. 우리나라가 수준급의 기술력을 지닌 데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흔들림 없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해당 개정안은 고시한 날부터 곧바로 시행됐다.

신규 지정된 2개 기술은 ▲1.0A/㎤ 이상 전류 밀도에서 4시간 이상 연속 운전 가능한 10킬로와트(㎾)급 이상 (수송형) 건설·산업기계용 연료전지 설계·공정·제조 기술, ▲발전 효율 35% 이상·내구성 4만 시간 이상의 고정형 연료전지 설계·제조·진단·제어 기술이다.

2개 기술의 일몰 기한은 각각 3년이다. 이번 지정에 따라 국가핵심기술은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12개 분야 73개에서 13개 분야 75개로 늘었다.

국가핵심기술이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의 안전 보장이나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로 산업부 장관이 지정한다.

이에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은 매각 또는 이전 등으로 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해당 기관을 인수·합병(M&A)하는 경우에는 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

즉, 정부가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관의 매각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지난 2002년 중국 BOE가 SK하이닉스의 액정표시장치(LCD) 전신인 하이디스를 인수해 전 세계 LCD 1위 업체가 되는 등 뼈아픈 산업 기술 유출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중국 사모펀드가 국내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의 인수를 추진하자, 산업부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해 매그나칩이 보유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바 있다. 다만 매그나칩 매각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와는 별개로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승인을 거부해 무산됐다.

신규 지정된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은 당장 기술 유출 우려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제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매그나칩 사태와 달리 수소연료전지와 관련한 기술 유출 위기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기술적·경제적 가치나 산업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해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 시장은 2018년 기준 2조2000억원 규모인데 연 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에는 5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연료전지 사용량 비중을 활용 분야별로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수송형(75.3%), 고정형(24.6%), 휴대형(0.03%) 순이다. 당분간 수소전기차 중심의 수송형과 발전용 연료전지를 뜻하는 고정형 위주로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은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등에서 세계 1위다. 에너지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등록 대수는 9769대인데, 현대차 판매 대수가 5469대로 56%를 차지했다.

기술력도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일본 등이 앞서나가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국내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99% 국산화된 것은 맞지만 백금 촉매제 함량 등 일부 소재 기술은 일본이 더 뛰어나다"고 했다.

여기에 중국이 '수소 굴기'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까지 맞물린 만큼 기술 유출 우려 등을 불식해 우위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국의 모빌리티 관련 수소 연료전지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중국도 기술력 확보에 기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소 경제의 핵심인 연료전지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시 개정안에는 국가핵심기술을 선정할 때에 5년의 범위에서 지정 목적이나 성격 등에 따라 일몰기한을 정할 수 있고, 기한이 끝나면 재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도 새로 포함됐다.
 
이는 기술의 보호 가치가 시간이 흐르며 범용화·사양화되거나 진입장벽이 낮아진 경우 수출 활성화가 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술 일몰제에 따라 규제 효력이 없어지면 기술 수출이 활발해지고, 이를 통해 첨단 기술에 재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