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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日·英 절반이었는데…한국, '전기료 비싼 나라' 되나?

등록 2022.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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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

韓 요금 105달러일 때 日 258달러·英 279달러

인구 1인당 사용량 약 1만㎾h…英보다 2배 ↑

판매량도 늘어…요금 가파르게 오르면 줄 듯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건물의 가스 계량기. 2022.11.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건물의 가스 계량기. 2022.11.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국전력의 주가가 심상찮습니다. 지난달 전력도매가(SMP) 상한제 시행 소식에 급등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 부결 소식에 8%가 넘 뛰었습니다.

이번에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한전법 개정안은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인데요,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전의 회사채 발행이 막히면 결국 전기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요.

전기요금은 지난해 9월 8년 만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인상됐습니다. 그동안 인상 요인을 억눌러온 데다, 올 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연료비가 치솟은 영향입니다.

그러나 찔끔찔끔 올려도 적자 규모가 워낙 큰 탓에, 내년에도 계속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대로라면 '전기료가 싼 나라'라는 수식어도 더 이상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은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는데요. 한전이 최근 발간한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요금 수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자료에는 한전의 전력구입, 판매, 재무, 발전 등과 관련한 수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자료=한국전력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자료=한국전력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에는 지난해 4분기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요금 수준 국제 비교도 담겼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주택용 전기의 경우 한국은 1메가와트(㎿)당 105달러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258달러, 영국은 279달러로 한국의 2배를 웃돌았습니다. 미국은 140달러였습니다.

산업용 전기의 경우 한국은 95달러일 때 일본은 162달러, 영국은 202달러였고 미국은 한국보다 저렴한 74달러였습니다.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지난 2000년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연간 5067킬로와트시(㎾h) 수준인데요.

최근 5년간을 살펴보면 2018년 1만195㎾h, 2019년 1만39㎾h, 2020년 9826㎾h, 지난해 1만330㎾h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보면 5277㎾h로 집계됐습니다.

다른 나라를 살펴보면 영국의 인구 1인당 사용량은 우리나라 절반도 안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해외전기사업통계(JEPIC)에 따르면 2019년 일본의 인구 1인당 전기사용량은 7545㎾h, 영국은 4431㎾h, 프랑스는 6739㎾h, 독일은 6107㎾h 수준이었습니다.

이탈리아는 5053㎾h, 캐나다는 1만5076㎾h, 러시아는 6888㎾h, 중국은 5186㎾h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주요국 중 캐나다 외에는 우리나라보다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이 많은 나라가 눈에 띄지 않는데요.

(자료=한국전력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자료=한국전력 '2022년 상반기 KEPCO in Brief' 보고서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전력 판매량도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연간 전력 판매량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 52만6149기가와트시(GWh)였던 전력 판매량은 2019년 52만499GWh로 소폭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에도 50만9270GWh로 줄었습니다. 그러나 기저효과와 경기 회복 등으로 지난해 전력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난 5334만31GWh에 달했습니다. 올해 상반기만 보면 27만2159GWh로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전기료 수준도 세계적 추세를 따라갈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세계 경제 회복으로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공급은 줄고 있습니다.

이에 주요국은 연료비 상승분을 요금에 지속 반영하며 올리는 한편, 세율 인하와 보조금 지급 등으로 소비자를 직접 지원하고 있지요.

내년에 전기료가 대폭 오른다면 에너지 소비도 줄 것으로 점쳐집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0월 전력 사용량은 4만2101GWh, 11월은 4만2748GWh로 전년 동월 대비 두 달 연속 감소세였습니다.

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경기 침체, 온화한 날씨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요금이 오른 점도 조금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력량계를 살펴보고 있다. 2022.09.15.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력량계를 살펴보고 있다. 2022.09.15. [email protected]



한편 전력 당국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 내년도 전기료에 적용되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의 인상 폭과 시기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처럼 몇 차례에 걸쳐 인상분이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벌써부터 전기료 고지서를 받아들기 두려워지는데요.

다만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를 완충장치 삼아 고물가 시대를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감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쉽지 않은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세쓸통]日·英 절반이었는데…한국, '전기료 비싼 나라' 되나?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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