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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왜 제대로 못 쉬나요?…"돈 없고 시간도 부족해요"

등록 2022.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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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2' 자료 분석

한국인 '일상적 쉼 만족도' 10점 만점에 6.5점

'이미 충분히 잘 쉬고 있다'는 20%대에 불과

주관적 계층 의식 낮을수록 '쉼 만족' 떨어져

'쉼 위험군' 행복감 점수 전체 평균보다 2점↓

"쉼 취약계층 고려해야…사회 인식 전환 필요"

[세쓸통]왜 제대로 못 쉬나요?…"돈 없고 시간도 부족해요"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우리는 대부분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갑니다. 이처럼 쳇바퀴 돌아가듯 삶을 이어가다 보면 결국 지치기 마련인데요. 심하면 신체·정신적으로 내 안에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린 번아웃이 오기도 합니다.

이는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이 반드시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인데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의 '쉼'에 대체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부족한 돈과 시간을 꼽았습니다.

18일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2'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일상적 쉼 만족도는 평균 6.5점(0점 : 전혀 그렇지 않다 ~ 10점 : 매우 그렇다)에 불과했습니다.

성별로 보면 남성과 여성 각각 6.6점, 6.5점으로 비슷합니다. 잘 쉬지 못하는 이유로는 남성과 여성 대부분 '경제적 부담'과 '시간 부족'을 꼽았습니다.

이외에 '쉬어본 경험 부족', '쉼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함께 쉴 수 있는 사람이 없음', '건강상 이유', '쉴 수 있는 시설 부족' 등이 거론됐습니다.

같은 질문에서 '이미 충분히 잘 쉬고 있다'라는 응답은 남성과 여성 각각 20.8%, 26.5%에 그쳤는데요.

세대별로는 남성의 경우 60~70대(29.7%), 20~30대(19.7%), 40~50대(15.8%) 순으로 잘 쉬고 있다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여성은 60~70대(37.9%), 40~50대(21.5%), 20~30대(20.7%) 순입니다.

바꿔 말하면 전체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은 자신이 잘 쉬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뜻인데요.

이 사회에서 자신의 계층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잘 쉰다고 답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주관적 계층 의식별로 살펴보면 '이미 충분히 잘 쉬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상층과 하층 각각 30.9%, 15.2%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하층은 '건강상 이유'(5.5%)가 다른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반면 상층에 가까울수록 '쉬어본 경험 부족'(10.3%), '쉼에 대한 부정적 인식'(7.2%) 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이어진 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옷을 두텁게 입은 직장인들이 퇴근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12.0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영하권의 추운 날씨가 이어진 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옷을 두텁게 입은 직장인들이 퇴근길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12.01. [email protected]



쉼은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고서는 응답자 가운데 '쉼 위험군'과 '쉼 위험경계군'에 속하는 비중이 각각 12.7%, 17.6%라고 진단했는데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잘 쉼'과 '잘 못 쉼'은 각각 23.7%, 46.0%입니다.

'쉼 위험군'과 '행복감' 조사를 연관 지어 살펴보면 행복감의 전체 평균은 10점 만점 기준 6.2점이었고, '쉼 위험군'의 행복감은 이보다 2점가량 적었습니다.

'쉼 위험군'의 세대별로는 60~70대(5.0점), 40~50대(4.7점), 20~30대(4.5점) 순으로 행복감 수준도 높았고, 주관적 계층별로는 하층과 상층 각각 3.9점, 6.2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행복지수 조사에도 반영됐는데요.

유엔(UN)의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최근 3년 평균 5.94점(0~10점)으로 중간값인 6점에 못 미치며, 전 세계에서 59위로 일본(54위)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김주연 서울시립대 교수는 해당 보고서에서 "상층과 하층 간 쉼 격차가 주관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쉼 역량은 있으나 잘 못 쉬는 집단('잘 못 쉼' 집단)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하고, 쉴 자원이 있는 상층의 경우에도 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쉬지 못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다"며 "한국 사회에서 쉼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뿐 아니라 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한국 사회의 쉼의 분포' 조사는 2021년 11월 1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됐습니다. 비례 할당 추출로 표집한 전국 만 18세 이상 80세 미만 성인들을 대상으로 웹 조사 방식을 택해 실시한 것이고, 최종 표본 수는 1500명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세종=뉴시스] (그래픽=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그래픽=통계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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