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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종교계 신년 화두처럼 '평화·상생 세상' 열리길

등록 2023.01.04 14: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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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 문화부 기자

이수지 문화부 기자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새해 종교계 주요 종단 지도자들은 평화·희망·상생 등을 화두로 던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 사회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서로의 존중과 참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감염병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존적 삶의 길을 찾으면서 일상생활 속에는 항상 방아를 찧는 두 토끼처럼 합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다시금 꿈과 희망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화합을 위한 노력에 전념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달 광화문광장에서 스님의 조형물을 설치하고 '늙은 중', '요괴' 등 혐오적 표현이 반복되는 영상이 재생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영상은 인왕산에 얽힌 전설 중 호랑이 설화로, 고려시대 강감찬 장군이 요괴를 처치한다는 내용으로 스님을 요괴로 묘사하고, 늙은 중으로 부르는 등 조롱하고 비하하는 표현이 사용됐다.

2021년에는 부처님오신날 조계사 앞에서 서울의 한 개신교 교회 목사와 신도 10여 명이 찬송가를 부르고 불교를 모독하는 구호를 외쳐 급기야 한 개신교 시민단체가 이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있었다.

한국사회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가면서 종교인들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사회의 탈종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코로나19 확산세가 한창이던 2021년 5월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리포트 1984-2021'에 따르면 2004년 54%였던 한국 성인 종교인 비율이 2014년에는 50%로 줄었고, 2021년에는 40%로 큰 폭으로 줄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4%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2014년부터 2021년은 7년 만에 10%나 줄어들었다.

비종교인 중 호감이 가는 종교가 없다는 대답은 2004년 33%, 2014년 46%, 2021년 61%로 크게 높아졌다. 종교가 우리 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답도 2014년 63%에서 2021년 38%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대부분 나라들이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한 종교가 한 사회를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종교들이 비슷하게 공존하고 있다. 이들 종교의 지도자들이 서로 갈등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종교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회에 혐오와 갈등이 팽배한 이때 종교 지도자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갈등을 봉합할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올해 발표한 신년사 모두 공염불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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