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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치금융'

등록 2023.02.13 05:00:00수정 2023.02.13 10: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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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고 있다. 2018.09.2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고 있다.  2018.09.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며 거취를 간접적으로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나아가 정부는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간 금융당국은 금융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민간 기업에 개입했다간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을 직접 비판한 이유는 왜일까요.

정부는 현재 금융사의 지배구조가 굉장히 부실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의 뜻은 기업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미치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을 다스리는 구조가 어떻게 되냐는 것인데, 지배구조가 부실하다는 건 그만큼 경영이 엉망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라임펀드 사태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은행, 증권사들이 금융사기에 연루된 펀드를 정확한 검증 없이 수천 명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1조6000억원대 손실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금융당국은 라임사태의 원인으로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을 꼽았습니다. 금융사 내부 상품심의위원회가 라임펀드를 제대로 거르지 못했고, 실적에 눈이 먼 금융사 직원들도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불완전판매'를 일삼았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밝혀진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 횡령 사건도 아실 겁니다. 본점 직원이 은행장 직인까지 도용하며 거액을 횡령한 사건입니다. 직원이 수년에 걸쳐 700억원을 빼돌렸는데도 은행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은 이 사태 역시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사고로 보고 있습니다.

대형 금융사고가 벌어진 상황에서 금융사 경영진들이 파벌을 형성해 자리다툼을 벌인다고 금융당국은 비판합니다. 정부가 허가하고 국민의 돈으로 사업을 영위하는데도, 소비자 보호와 사회공헌에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사 CEO 선임 절차에 칼을 겨눈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인없는 금융사인 만큼 CEO 선임절차가 투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금융사 CEO의 선임절차가 미흡하다며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이사회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올해부터 정기검사에서 이사회 운영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이사회가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사회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향후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혁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또 금융사들이 소비자와 민생경제를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 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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