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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 개교 논란 켄텍②]절반이 과학·영재고 출신, SKY 대신 택한 이유는?

등록 2023.02.19 07:00:00수정 2023.02.19 11: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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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시 12.6대 1·정시 60.3대 1기록

작년 107명 중 45명 과학·영재고 출신

'창의성 면접' 보고 마음 바꾼 학생도

"학생 70% 스스로 선택, 계속 다녀"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2023.02.17. leeyj2578@newsis.com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2023.02.17. [email protected]


【세종·나주=뉴시스】이승주 기자 = '졸속 개교' 논란을 빚은 한국에너지공대(KENTECH·켄텍)가 올해 30조원 적자인 한국전력의 1600억원 출연 소식이 더해지면서 비판에 휩싸였다. 하지만 논란과 달리 2년째 켄텍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며, 여타 이공대와 달리 의약대로 큰 이탈 없이 에너지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학부 모집 결과 수시 지원율은 12.6대 1, 정시는 60.3대 1로 집계됐다. 개교 첫 모집이었던 지난해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여타 과학기술원과 같은 높은 수준이다.

개교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수시 24대 1을 기록, 등록률은 100%로 마감했다. 정시 지원율은 전국 최고치인 95.3대 1이다. 10명 모집에 953명이 지원한 셈이다.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5일 오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 강의실의 모습. 2023.02.17. leeyj2578@newsis.com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5일 오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 강의실의 모습. 2023.02.17. [email protected]


지난해 3월 허허벌판에 건물 한 동으로 개교했을 때, 켄텍은 문재인 정부에 국정과제로 밀어붙여 5개월 만에 법안을 통과시켜 졸속 개교한 것이란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심지어 '한전공대'란 줄임 말 때문에 한전에 취업하는 인력을 양산하는 기술 대학이란 오해도 일었다. 이런 대학에 30조원 적자로 전기료 인상을 야기한 한전이 올해 1600억원을 출연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비판이 커졌다.

하지만 오해와 달리 켄텍은 2년째 우수한 인재들이 계속 찾아들고 있다. 한상철 켄텍 기획처장은 "한 입학생이 '고등학교에서 하던 실험과 논문을 켄텍에서라면 이어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하더라. 석·박사 과정을 밟는 학생 입에서나 나올 법한 말 아닌가"라며 "이처럼 에너지 분야에 진심으로 관심 있고 실력 있는 학생들이 지원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통계도 이를 입증한다. 대학알리미가 공개한 켄텍 입학생의 고등학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입학생 107명 중 절반 가까이 과학고(40명)와 영재학교(5명) 출신이다. 자율고(15명)와 국외 소재 외국고(1명)까지 합하면 우수 인재가 과반을 넘는다. 이 같은 비율은 올해 입학생 모집에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졸속 개교 논란 켄텍②]절반이 과학·영재고 출신, SKY 대신 택한 이유는?


한 동 짜리 건물에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졸속 개교 비판에도 반박했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란 의미다. 이미 학교 비전과 교육 방식, 교수진 비율 등을 보고 우수한 학생들이 건물 실체가 없을 때부터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장광재 켄텍 입학센터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켄텍을 선택할 때 가장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70%가 '자신'을 꼽았다"며 "요즘 이공계에서는 적성보다 공부 잘하면 의·치대에 가려는 경향이 있지 않나. 소위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SKY(서울·고려·연세대) 에너지공학과에 충분히 갈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아직 실체도 보이지 않는 이 학교를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과학고 출신 한 입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이미 다른 학교에 붙은 상태라 전혀 켄텍을 선택지에 두지 않고 그냥 면접이나 보자는 식으로 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가 실시하는 '창의성 면접'을 본 뒤 마음을 바꿨다"며 "켄텍이 '자신의 향기를 맡아줄 수 있는 학교'로 느꼈다고 표현하더라"라고 전했다.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장광재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센터장이 15일 오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 강의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17. leeyj2578@newsis.com

[나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장광재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센터장이 15일 오후 전남 나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 강의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3.02.17. [email protected]


켄텍에서 개발한 수시 입시모집 과정 중 하나인 창의성 면접이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창의성 면접은 켄텍에서 고안한 수시 면접방식이다. 기존에 질문에 답을 묻는 면접과 달리 데이터를 주고 이를 해석하고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에 집중한다.

장 센터장은 건물 한 동 논란에 "첫 해 모집할 때는 심지어 건물도 없는, 그야말로 실체도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에게 홍보해야 했다"며 "학생들에게 에너지 산업에 관심 있는지 자기 자신의 확신이 필요하다 했다. 그렇다면 다른 곳과 비교해보라. 우리가 계획한 인프라, 교수진, 다양한 시도들은 다른 곳에서 시도하기 어렵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스스로 우리의 비전을 듣고 실제로 많은 우수한 인재가 지원했다. 1년 동안 공부해보니 우리 말이 맞았다고 생각해 큰 이탈 없이 계속 만족하며 다니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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