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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데이터 모으는 이 회사…“K바이오헬스, 길 개척 중”[인터뷰]

등록 2023.03.06 14:51:46수정 2023.03.06 14:5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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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라이프시맨틱스 이사 인터뷰

"의료데이터 기반 의료서비스 제공"

"디지털헬스 국내 대표 기업 지향"

[서울=뉴시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치료제(DTx)실 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헬스 기업의 경쟁력은 곧 의료데이터라고 밝혔다.(사진=라이프시맨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치료제(DTx)실 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헬스 기업의 경쟁력은 곧 의료데이터라고 밝혔다.(사진=라이프시맨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라이프시맨틱스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우리는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치료제(DTx)실 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기업들은 불면증, 정신질환 등 대표되는 서비스 하나로 설명이 되지만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정체성이 달라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가 국내 첫 승인되면서 디지털 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체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의료데이터다. 환자, 질환 등의 데이터를 갖고 있어야지만 질병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성공적인 출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라이프시맨틱스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의료데이터를 축적해왔다.

하지만 데이터의 양만으로 경쟁력을 따질 수는 없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속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권 이사는 “예를 들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 동안 건강데이터가 5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며 “이 방대한 데이터의 특성을 파악하고, 파편화된 데이터에서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데이터는 금융데이터와 달리 80%가 텍스트로 이뤄졌다”며 “우리는 10년 동안 의료데이터의 특성을 이해하고 비표준화된 것을 플랫폼으로 만드는 노력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모든 디지텔 헬스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 구축에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특정 서비스를 꼽아서 라이프시맨틱스를 대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권 이사의 설명이다.

라이프시맨틱스의 이런 노력은 디지털 헬스가 단기간에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우리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권 이사는 실제 환자나 건강 관리가 필요한 고객들이 실제 서비스를 만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 기술로 만들어내는 데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시간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들어가는 관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 이사는 비접촉 체온계 사례를 들었다. 그는 “과거에는 비접촉 체온계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낮았다”며 “체온은 신체에 붙이고 측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차 비접촉 체온계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블루투스 체온계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해당 데이터들을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는 “다만 내 일상에서 관리가 되는 영역까지 들어오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치료제(DTx)실 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헬스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사진=라이프시맨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희 라이프시맨틱스 디지털치료제(DTx)실 이사는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헬스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사진=라이프시맨틱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라이프시맨틱스는 청사진만 갖춘 기업이 아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에 참가할 정도로 실력과 기술을 갖췄다. 이를 통해서 국내에서 디지털 헬스 생태계 조정에 힘쓰고, 해외에선 기술력을 인정받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권 이사는 “국내는 디지털 치료제 영역이 아직은 초기 단계”라며 “이 시장이 성장하고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기여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으로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장선에서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로 국내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는 것이 권 이사의 생각이다. 그는 “올해 CES를 통해 미국, 유럽 등의 전문가들이 라이프시맨틱스 기술의 높은 수준을 확인했다”며 “의료, 벤처 투자자 등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디지털 헬스에 대한 앞선 기술력과 제품을 갖췄다고 해도 실제 수요가 없다면 신기루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라이프시맨틱스의 기술력과 제품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있을지 물었다.

권 이사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또는 폐암 등은 호흡 재활이 필요한 부분을 보면, 오는 2030년 상급 의료기관 중에 약 10개, 환자는 3%만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나머지 300만명에 대한 치료는 결국 디지털 치료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예상했다. 라이프시맨틱스가 개발한 처방형 디지털 치료제 숨튼이 폐암·만성폐쇄성폐질환자 등이 호흡기 재활을 집에서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 역시 디지털헬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 활성화를 약속했다.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회의’에서다. 정부는 향후 5년 내 연매출 1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2개 이상 창출하고, 의료기기 수출 또한 약 2배 늘리는 등 글로벌 바이오헬스 강국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날 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도 참석해 “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라이프시맨틱스를 비롯한 다수의 기업들은 “디지털 헬스는 보건의료와 밀접해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협의 없이는 제대로 안착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불완전한 시작은 오히려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정부에서도 의지를 보였으니 이에 직능단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의 전망처럼 디지털 헬스 산업이 발전하는 데 많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관련 규제를 풀어가는 데 업계 맏형격인 라이프시맨틱스의 포부도 남다르다.

권 이사는 “업계에서 농담처럼 새로운 길을 갈 때 항상 ‘라이프시맨틱스가 길을 뚫어주셔야 저희가 갑니다’라고 한다”며 “우리의 경험이 국내에서 디지털 헬스의 성장과 같이 해왔다고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디지털 헬스 사업을 고민하는 회사가 먼저 찾아와 현안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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