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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음료 다나와

등록 2023.03.24 04:12:00수정 2023.03.24 04: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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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가 강타한 제로 음료 6종 시음

편의점 매대에 '제로 음료'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편의점 매대에 '제로 음료'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솔티 카라멜에서 흑임자를 넘어 황치즈까지, 고열량 편의점 디저트 인기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편의점가를 호령하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로 음료'다.

일반적으로 음식에 붙은 '제로'는 '제로 칼로리' 또는 '제로 슈거'를 뜻한다. 즉 제로 음료는 설탕이나 액상과당 대신 아스파탐, 알룰로스,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아세설팜칼륨 등의 대체 당을 이용해 유사한 단맛을 낸 음료다.

저당·저열량 음식의 맛을 설명할 때 '영혼이 없다'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러나 제로 푸드의 맛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제로 푸드 특유의 가벼운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 생겨나는 추세다.

특히 제로 음료 시장은 '밥은 포기해도 달달한 음료는 포기 못 한다'는 대중을 제대로 저격했다. 코카콜라, 펩시 등 대중적인 탄산음료부터 웰치스, 밀키스, 실론티 등 탄탄한 마니아층을 가진 음료까지 우후죽순 제로 버전을 내놓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서 인기를 끈 6가지 제로 음료를 마셔봤다.

올해 2월 출시된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2월 출시된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 2023.3.13.
 *재판매 및 DB 금지


1.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

500밀리리터 큰 페트병에 당당한 0칼로리다.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으로 설탕을 대체했다.

개봉하자마자 망고 냄새가 강하게 느껴졌고, 한 입 마시자마자 망고의 묵직한 단맛이 입안을 치고 들어왔다. 생과보다는 시럽 계열의 맛으로, 새콤하거나 상큼한 향은 없다. 음료에 함유된 코코넛 오일이 열대과일의 풍미를 더해준다.

일반적으로 제로 음료의 '끝맛'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은데, 펩시의 경우 코코넛 향으로 이를 단도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로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지만, 취향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맛이다. 한 병을 다 마시니 콜라보다는 망고 주스에 가깝게 느껴졌다.

지난해 3월 출시된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3월 출시된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2.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

망고향과 마찬가지로 0칼로리이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이 함유돼 있다.

2021년 출시 직후 큰 인기를 끌며 '제로 열풍'을 견인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라임의 상쾌한 맛을 기대했지만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탄산 역시 강하지 않았다. 김이 살짝 빠진 콜라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청량감 없이 단맛만 느껴졌다는 뜻이다.

끝맛은 깔끔한 편이나 이외에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콜라도 라임 에이드도 아닌 그 중간 어디의 맛이다.

올해 3월 출시된 '파워에이드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3월 출시된 '파워에이드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3. 파워에이드 제로

600밀리리터 한 병에 4칼로리이며, 대체 당으로는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이 들었다.

기존 파워에이드의 맛 자체가 살짝 맹맹한 축에 속하지만, 그보다 더 힘이 빠진 맛이다. 2퍼센트가 아니라 20퍼센트 정도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일견 맹물 같은 맛이 나기도 했다.

상큼한 풍미를 좀 더 강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숭아향, 딸기향, 파인애플향, 패션후르트향이 첨가된 것으로 표기돼있지만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올해 2월 출시된 '밀키스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2월 출시된 '밀키스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4. 밀키스 제로

250밀리리터의 작은 캔이지만, 열량은 타 비교군보다 다소 높은 8칼로리다. 알룰로스,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이 들어갔다. 특이하게도 당류가 1그램 함유돼있다.

마니아층이 매우 탄탄한 음료인 만큼, 기존의 맛을 완전히 똑같이 구현하는 데에 큰 노력이 들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증명하듯 개봉 후의 냄새는 밀키스 원본과 완전히 같았다.

'속세 맛'을 100퍼센트 구현한 정도는 아니지만 꽤 노력한 맛이다. 한 80%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다만 끝맛에서는 대체 당의 존재감이 미약하게 느껴졌다.

기존 밀키스 250밀리리터가 130칼로리인 점을 고려하면, 단 8칼로리로 이 정도의 맛을 누릴 수 있는 사실이 황송할 따름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웰치 제로 그레이프맛'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4월 출시된 '웰치 제로 그레이프맛'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5. 웰치 제로 그레이프맛

0칼로리이며 알룰로스,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이 함유됐다.

먹자마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원본과 차이가 거의 없고 끝맛도 깔끔했다. 설탕과 액상과당 특유의 진득한 단맛이 실감나게 구현됐다. 또 특유의 포도향이 강해 대체 당의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을 감고 먹는다면 결코 제로 음료로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맛이다. 속세 맛의 95퍼센트 정도까지 구현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2021년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2021년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6. 칠성사이다 제로

0칼로리이며 알룰로스,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이 들었다.

탄산은 타 제로 음료보다 강한 편이나, 청량하다기보다는 다소 거북한 단맛이었다. 끝에는 대체 당 특유의 밍밍함과 약간의 쓴맛이 여과 없이 느껴졌다.

원본의 맛을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는, 비교군에 있는 음료 중 가장 약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사이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대체용으로 먹기에는 좋을 것 같다.

편의점 매대에 '제로 음료'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편의점 매대에 '제로 음료'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2023.03.1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6가지 제로 음료의 맛을 평가했다. 개인적인 맛 순위는 웰치 제로 그레이프맛,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 밀키스 제로, 파워에이드 제로,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 칠성사이다 제로 순이다. 각각의 취향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변동할 수 있다.

제로 음료의 인기는 최근 20·30대 당뇨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와 반대로 바디프로필이 유행하는 등 체형관리를 중시하는 풍조가 거세진 것도 이유다. 어쩌면 고칼로리 음식이 유행하는 시대에 일어나는 일종의 반작용으로 볼 수도 있겠다.

달콤한 음료수를 양껏 마셨는데도 마음이 가벼웠다. 설탕 한 스푼을 덜어낸 자리에 양심 한 스푼을 추가한 격이다. 제로 음료를 비롯한 제로 푸드의 훗날이 기대된다.

에디터 DeunDeun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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