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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랑상품권 어디에 써야"…사용 제한에 주민들 난색

등록 2023.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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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향수OK카드 가맹점. *재판매 및 DB 금지

옥천 향수OK카드 가맹점.  *재판매 및 DB 금지


[옥천=뉴시스] 안성수 기자 = 영세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 재편이 오히려 지역 경제 순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지역 농촌의 주요 소비 거점인 로컬푸드매장, 하나로마트, 주유소 등이 대상에 포함돼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충북 옥천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은 총 2354개소로 이 중 약 3%인 64개소가 연 매출 30억원 이상의 사업장이다.

3%에는 로컬푸드직매장, 농협하나로마트, 요양병원, 주유소 등이 포함된다. 주로 접근성이 좋은 옥천읍에 소재하고 해당 상품권 매출의 34%를 점유하고 있다.

상권이 크게 형성되지 않은 농촌, 소도시의 소비 패턴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들 매장이 가맹점에서 제외되면 지역 내 소비를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 주유소나 정육 식당 등 단가가 높은 매장의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층이 인근 도시 대형쇼핑몰이나 대병병원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군은 최근 연 매출액 30억원 초과 가맹점과 간담회를 추진하고 의견을 취합 중이다. 행안부에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한 예외 적용도 건의하고 있다.

로컬푸드직매장은 지역 농가의 농산물 판매를 대행하는 곳으로 제한한다면 정부의 취지에 맞지 않기도 하다.

옥천군 관계자는 "해당 가맹점 사이에서 재편 반대 서명 운동을 하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며 "로컬푸드직매장은 수수료만 매장이 가져가고 수입은 농가 개개인이 가져가는 시스템이다. 지역 현황을 반영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은군, 영동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맹점은 각각 1408개소, 1818개소다. 현재 가맹점의 현황을 집계 중이나 두 지역 역시 30억원 이상 매출 사업장에 소비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동군 영동읍에 거주 중인 주부 김모(58)씨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잘 이용 중인 지역 화폐 가맹점을 갑자기 제한하면 불편이 클 듯하다"며 "답답한 마음에 군에 문의를 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지역 화폐를 어디에 써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지침 개정안을 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

소상공인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 중심으로 개선하는 게 골자다.

이에 농촌 곳곳에서 지역 경제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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