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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항암제 개발에 40% '몰빵'…혁신신약 '빨간불'

등록 2023.03.27 15:27:15수정 2023.03.27 15: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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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혁신신약 인정 감소세

항암제, 혁신신약 인정 0.40배 낮아

K바이오, 항암제 개발에 40% '몰빵'…혁신신약 '빨간불'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활발하게 개발 중인 항암제가 혁신신약으로 허가를 받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2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혁신신약 개발 영향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항암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혁신신약으로 지정받는 비율이 다른 치료제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신약(First-in-class)이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질병의 약으로, 세상에 없는 신약을 말한다. 계열 내 최초 신약이라고도 하는데, 미충족 의료에 대한 수요가 있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주고 제약기업에게는 매출 증대와 인지도 향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제약바이오 시장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개발 난이도는 높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해당 치료제 시장을 독점적으로 선점,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FDA는 혁신신약을 ‘특정한 의학적 생태를 치료하기 위한 새롭고 독특한 행동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신약(NME)은 482개다. 이 중 혁신신약으로 지정된 의약품은 191개(39.6%)이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증가하다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감소추세를 보인 뒤 2019년부터 다시 증가하면서 2021년에는 54.0%로 기간 내 최대치를 보였다.

482개 NME 중 항암제는 128개였으며, 이 중 47개(36.7%)가 혁신신약이었다. 그러나 전체 혁신신약 중 항암제는 47개(24.6%)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항암 치료에 사용되는 기존 약물과 비교해 효능이나 작용 기전에 차이가 있어야 혁신신약으로 분류될 수 있으나, 항암제의 경우 혁신신약 약물이 허가된 이후에도 유사한 기전의 신약들이 허가를 다수 받고 있어 혁신신약 지정 비율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항암제 개발은 기술 혁신성이나 신규성이 낮은 경우가 많아 혁신신약 지정에 있어서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활발했던 표적항암제의 경우 초기에 개발된 약물들은 혁신신약으로 지정됐으나 2020년 이후 개발된 3건의 치료제는 모두 혁신신약에 포함되지 못했다.

또 FDA가 허가한 NME 분석 결과, 혁신신약 지정 가능성의 경우 항암제는 0.40배 낮았으나 희귀의약품은 3.59배, 항체치료제는 3.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면 2022년 기준으로 전체 1900건 중 38.1%가 항암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항암제를 개발하는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 시 적절한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항암제 개발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상업적인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으나, 항암제를 개발할 때 약물의 혁신성에 있어서는 기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이나 타사에서 개발 중인 약물과의 비교 우위가 중요하다”며 “물론 의약품 혁신성과 상업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미국 외 기업의 항암제가 혁신신약으로 지정되기 어려웠다는 점은 상기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향도 국내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제약기업들이 적절하게 글로벌 시장 진출을 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글로벌 항암 시장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장기 에측 자료를 제고할 수 있는 ‘마켓 인텔리전스’ 지원 강화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신약 지정에 있어서 합성의약품인지 바이오의약품인지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양쪽에서 모두 혁신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상대적 우위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또 혁신신약을 개발한 기업의 경우 미국 기업이 68.1%로 가장 높았다. 미국 외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 혁신신약 지정 비율이 20.6%나 낮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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